이공계 대신 다른 진로를 택한 이공계 장학생 중 최장 1200일이 넘도록 연구장려금을 반납하지 않는 등 장기 미납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열풍’으로 이공계를 이탈해 전공을 변경하는 경우가 급증하면서 환수 대상도 늘고 있지만, 정작 담당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조치에 미온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기정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연구장려금 지급 및 환수 결정 현황’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이공계 외 진로 변경으로 연구장려금 환수가 결정된 인원은 546명이었다. 연구장려금 제도는 우수 이공계 인력양성을 목표로 한국장학재단을 통해 장학금을 지급하는 국가 과학기술 장학사업이다.
환수 대상 중 이공계 외 분야로 전공을 바꾼 경우는 5년간 111명으로 나타났다. 2018년 9명에서 지난해 51명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들 전공 변경자 중 의대 진학자 비율은 2018년 33.3%에서 지난해 52.9%까지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규정에 따라 90일 이내 상환약정을 하지 않는 장기미납자 수는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미납자 수는 2020년 3명에서 2022년에는 25명으로 늘었고, 미납액도 같은 기간 6300만 원에서 2억4400만 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도 상반기까지 연구장려금을 반납하지 않은 장기미납자는 16명으로, 이들 1인당 미납액은 1100만 원, 평균 미납 기간은 605일이었다. 이중 최장기간 미납자는 1200일이 넘도록 연구장려금을 반납하지 않았고, 미납액도 2600여 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환수 안내 외에는 장기미납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조치를 하고 있지 않다고 정 의원은 지적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이에 대해 "장기미납자 발생을 예상하지 못했고, 강제환수 방법에 대한 관계부처 협의가 완료되지 않았다"며 "연말까지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정 의원은 "이공계 지원 장학금을 받고도 의대 등 다른 진로를 선택하는 것은 정작 지원이 필요한 이공계 학생들의 기회를 뺏는 것"이라며 "형평성에 어긋나므로 이런 일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기정통부는 이공계 지원 장학금을 ‘먹튀’한 사람에게 충분히 강제징수를 할 수 있음에도 장기 미납을 방치하고 있다"며 "철저히 환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