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법안 처리를 위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가 개의 예정시간인 오전 10시를 넘기고도 열리지 않고 있다. 곽성호 기자
26일 법안 처리를 위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가 개의 예정시간인 오전 10시를 넘기고도 열리지 않고 있다. 곽성호 기자


■ 이재명 영장심사

최고위·원내지도부 친명체제
오후 의총 열고 원내대표 선출
우원식 사퇴 속 ‘친명 3파전’

李 구속땐 친명 대행체제 가능성
上王으로 ‘옥중공천’나설 수도


더불어민주당이 26일 친명(친이재명)계 원내대표를 선출하면서 최고위원회는 물론 원내까지 공고한 ‘친명 체제’ 구축에 들어갔다. 구속 기로에 놓인 이재명 대표 유고 시에 친명 원내대표가 이를 대행하거나 비상대책위원회를 맡아 총선을 치를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는 원내대표 후보를 내지 않은 만큼 친명 원내지도부가 들어서게 되면 계파 간 갈등은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 의원총회를 열고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친명계 추대 움직임이 있었던 우원식 의원이 사퇴하면서 범친명으로 분류되는 김민석·남인순·홍익표 의원 3명이 경선을 치르게 됐다. 이들은 전날 당내 혼란을 고려해 경선이 아닌 추대 방식으로 후보 단일화를 논의했으나 불발됐다.

이에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원내대표 후보 단일화를 논의했으나, 결국 단일화를 이끌어내진 못했다. 안민석 의원은 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원내대표 선거는 예정대로 치르기로 했다”며 “다만 누가 되든 우리 중진들이 (선출된)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고 당 내부를 단합하고 수습하는 역할을 하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세 후보들이 일제히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를 규탄하며 이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는 입장을 출마의 변으로 밝힌 만큼 누가 되든 이 대표 체제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아울러 당내 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 구성이 친문(친문재인)계 고민정 최고위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친명으로 구성된다. 비명계 박광온 전 원내대표가 친명과 비명 간 물밑 조율과 소통으로 ‘통합’에 방점을 뒀다면, 차기 원내대표는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수습에 나서야 하는 만큼 친명과 궤를 맞춰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단일대오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차기 원내대표는 다른 때와 달리 이 대표 부재 시에 차기 총선을 이끄는 막중한 책임을 안게 되는 만큼 정치권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이 대표가 이날 구속영장실질 심사를 통해 구속될 경우 당 대표 대행을 원내대표가 맡게 되고, 나아가 비대위 체제로 가도 비대위원장을 외부 인사가 아닌 원내대표가 겸임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되면 사실상 이 대표가 ‘상왕’으로 총선 공천 결재권을 갖게 되는 길을 열어두는 셈이다.

친명 체제가 구축될 경우 비명계는 더욱 고립되면서 결국 분당에 이르게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비명계 5선 이상민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에서 “박 전 원내대표가 혼자 책임져야 될 일도 아니고 책임을 진다면 이 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동반 책임을 지고 동반 사퇴해야 될 일인데, 박 전 원내대표만 압력을 가해 사퇴하게 하는 건 매우 비상식적, 몰상식한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은지·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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