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염경엽


■ 29년만에 ‘LG 정규리그 1위’ 이끈 염경엽 감독

선수로서 이렇다할 족적 못남겨
SK 단장 시절 ‘KS 우승’ 경험

강력한 리더십… LG 변화시켜
“갈길 멀어… 흔들리지 않을 것”


“실패가 나를 만들었다.”

프로야구 LG가 29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바탕에는 염경엽(55) 감독이 있었다. 3일 2023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1위를 결정지은 염 감독은 “선수, 단장으로는 우승해봤다. 감독으로 우승하는 것이 마지막 꿈이었는데, 일단 1차 목표를 이뤘다. 내게도 이런 날이 온다”고 웃었다.

염 감독은 지난 1991년 태평양에 입단했지만, 선수로서 이렇다 할 발자국을 남기지 못하고 2001년 은퇴했다. 이후 현대 코치와 프런트를 거쳤고, LG에선 운영팀장, 코치 등을 맡았다. 2013년 염 감독은 넥센(현 키움) 사령탑으로 부임해 4년(2013∼201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2014년엔 한국시리즈(KS)에 진출했고, ‘염갈량(염경엽+제갈량)’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유독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SK(현 SSG) 단장 시절이었던 2018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게 유일하다. 2019년엔 SK 사령탑으로 부임해 팀 창단 최다승(88승)을 챙겼지만, 정규리그 막판 두산에 역전 우승을 허용했다. 플레이오프에선 키움에 패해 허무하게 탈락했다. 2020년엔 성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경기 도중 더그아웃에서 의식을 잃기도 했다.

숱한 실패와 시행착오가 염 감독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염 감독은 “그동안의 실패, 그게 나한테는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염 감독이 꼽은 올 시즌 최대 위기의 순간은 지난 4∼5월. 마무리 고우석과 셋업맨 정우영 등이 부진에 빠졌다. 하지만 염 감독은 박명근, 유영찬 등 ‘새 얼굴’을 발굴하며 불펜을 단단히 다졌다. 염 감독은 “시즌 초반 위기를 이겨내면서 팀에 힘이 더 생겼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지만 좀처럼 벤치에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스타일. 그러나 올핸 목소리를 높이고 쓴소리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다. ‘뛰는 야구’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으나 끝까지 밀어붙였다. 염 감독은 “나와 우리 팀이 해야 할 야구였다. 내가 흔들리면 전체가 흔들릴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손에 넣은 염 감독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한국시리즈에서 팀 운영에 대한 구상을 이미 끝내놓은 상태. 염 감독은 “갈 길이 멀기에 방심할 수 없다. 이기기 위해 그라운드에 설 것이고,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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