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물가가 다시 뛰고 있는 가운데 4일 오전 서울의 대형 마트에서 한 시민이 두 알 판매가가 1만5800원인 사과를 살펴보고 있다. 추석 연휴 직전인 9월 26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판매하는 사과(홍로) 5㎏은 7만8142원으로, 1년 전 2만4970원에 비해 3배 이상으로 올랐다.  문호남 기자
생활물가가 다시 뛰고 있는 가운데 4일 오전 서울의 대형 마트에서 한 시민이 두 알 판매가가 1만5800원인 사과를 살펴보고 있다. 추석 연휴 직전인 9월 26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판매하는 사과(홍로) 5㎏은 7만8142원으로, 1년 전 2만4970원에 비해 3배 이상으로 올랐다. 문호남 기자


■ 미국 국채금리 4.8% 돌파

Fed,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에
달러인덱스 11개월만에 최고치

한국 GDP 대비 가계부채 108%
기업 124%… 외환위기뒤 최고
저성장 고착되는 와중에 겹시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금리 기조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후폭풍이 일파만파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미국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제2의 실리콘밸리은행(SVB) 유동성 위기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Fed가 오는 11월에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어 긴축 장기화로 인한 먹구름이 한국 경제를 한층 강하게 짓누르고 있는 모습이다.

3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글로벌 채권시장이 지표로 삼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801%로 전 거래일보다 11.9bp(1bp=0.01%포인트)나 오르며 2007년 8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4.936%로 5% 턱밑까지 올라섰다. 올 상반기 3%대 초까지 떨어졌던 10년물 국채 금리는 8월 초 4%를 돌파한 뒤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ed 위원들이 내년 금리 수준을 5%대로 전망하면서 긴축 장기화 충격이 시장에 확산하고 있다. 한국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9월 FOMC 이후 4%를 돌파한 뒤 4%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달러화 가치도 함께 상승해 달러인덱스는 107.09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금리 기조를 뉴노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연 7% 금리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재차 경고했다. 헤지펀드 거물인 빌 애크먼은 30년물 금리가 5%대 중반을 시험하고, 10년물 금리가 5%대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글로벌 공급망 단절, 인구구조 변화 등이 주도적으로 물가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금리가 아주 낮아지기 어려운 가능성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동성 위기 우려도 다시 나오고 있다. SVB는 장기국채를 많이 보유했다가 금리 상승으로 자산 평가가치가 하락하자 유동성 우려가 부각되며 지난 2월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를 초래한 바 있다.

수출 부진에 경기 둔화가 심화 중인 한국 경제에도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고금리 하에서도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이 지난해 말 이미 108.1%에 달한 상황이다. 기업 부채는 GDP 대비 124.1%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한계에 다다른 기업과 가계에 고금리는 빚 폭탄으로 돌아올 수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 초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이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면 한국의 금리 인하 시기도 뒤로 밀리게 된다. 한·미 기준금리가 2%포인트로 벌어진 가운데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오는 19일 기준금리를 결정해야 하는 한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원유가가 오르면서 물가가 오르고 고금리 상태가 상당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긴축 발작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이면서 일주일 만에 개장한 한국 금융시장도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4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2% 이상 급락하며 2407.55까지 밀렸고, 코스닥은 3% 이상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10.7원이나 오른 1360.0원에 출발해 장중 1366.0원을 찍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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