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3일 4.81%까지 급등해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움직임에다 고용 시장 과열, 미 역사상 처음으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해임되는 정국 혼미까지 겹치면서 금리가 발작을 일으킨 것이다. 이에 자극받아 4일 오전 서울 시장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4.286%로 급등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7% 금리도 가능하다”며 고금리 장기화를 예언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도 다시 꿈틀댄다. JP모건은 “국제 유가가 슈퍼 사이클에 진입해 내년 배럴당 90∼110달러, 3년 뒤엔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전망했다. 1970년 이후 56개국의 인플레이션 111건을 분석한 결과 “5년 내 인플레이션이 잡힌 경우는 60%도 안 된다”고 했다. 달러 강세도 심각한 역풍을 부른다. 달러 인덱스가 107을 돌파하는 ‘킹달러’로 인해 원·달러 환율은 올 들어 최고인 1360원, 엔화는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150엔을 위협하는 초(超)엔저가 심화한다. 위안화 가치도 16년 만의 최저인 달러당 7.3위안으로 떨어졌다. 중국이 부동산 불안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만큼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한국 경제는 고물가·저성장·환율 불안의 트릴레마(3중 딜레마)에 빠져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 물가와 환율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 경기 침체가 깊어진다. 부채는 발등의 불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지난해 108%로, 5년 전(92%) 대비 16%포인트 급증했다. 기업부채 증가 속도도 아찔하다. 문재인 정부 시절 아파트값 폭등이 부른 ‘부채공화국’은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까지 위축시키고 있다. 9월 반도체 수출이 바닥을 탈출하고 무역 흑자가 37억 달러로 늘어난 청신호마저 상쇄할 만큼 ‘고금리, 고물가, 킹달러, 과다 부채’가 경제를 사면초가로 몰고 있다. 정교한 입체적 대응이 필요하지만, 당장은 다소 진통을 각오하고 가계부채 연착륙에 집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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