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양궁 막내 20세 임시현
이우석과 혼성전 금메달 획득
타고난 힘에 강심장 최대강점
김진호, 서향순, 김수녕, 박성현, 기보배 등 국제종합대회에선 늘 한국 여자양궁의 ‘신궁(神弓) 계보’를 잇는 스타들이 등장했다.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이 계보를 이을 수 있는 무서운 신예가 주목받고 있다. 양궁 혼성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임시현(20·한국체대)이다.
임시현은 4일 중국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대회 양궁 혼성전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우석(코오롱)과 호흡을 맞춰, 일본의 후루카와 다카하루-노다 사쓰키 조를 세트스코어 6-0으로 따돌리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임시현은 주목받는 선수가 아니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우연히 양궁과 인연을 맺은 이후 중학생 때 전국대회에 출전했지만, 10위권 밖이었다. 잠재력이 피어난 것은 고교 진학 이후. 매일 밤 개인 훈련을 한 게 비로소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번 아시안게임 출전엔 운까지 따랐다. 임시현은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탈락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대회가 1년 연기됐고, 올해 선발전을 다시 치렀다. 기회를 놓치지 않은 임시현은 선배 궁사들을 제치고 당당하게 1위로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했다.
키가 174㎝인 임시현은 타고난 힘의 소유자다. 일반 여자 선수들이 쓰는 활은 장력이 38∼40파운드. 그런데 임시현의 활은 42파운드짜리다. 여기에 어지간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도 장점. 5월 현대 양궁월드컵 2차 대회(중국)와 6월 3차 대회(콜롬비아)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하는 등 금메달 4개를 획득했다.
임시현은 이번 대회에서 또 하나의 이정표를 향해 활시위를 겨눈다. 대회 3관왕 도전이다. 임시현은 6일 언니들과 함께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7일엔 도쿄올림픽 3관왕 출신인 안산(광주여대)과 개인전 결승에서 맞붙는다. 평소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자신의 한체대 스승이자 ‘원조 신궁’ 김진호 교수를 꼽은 임시현은 “한 번 시상대에 올라가 보니까 조금 욕심도 생긴다. 나머지 단체전과 개인전도 최선을 다해 후회 없이 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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