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 아시안게임 ‘막내’의 다짐
“1승 못할줄 알았는데 이겨도봐”
개인전 25위·단체 꼴찌 머물러
항저우 =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한국 선수단의 ‘막내’ 초등학생 김사랑(사진)이 다음 아시안게임에서 선전을 기약했다. 그가 출전한 체스 경기에서 비록 꼴찌에 머물고 있지만, 다음엔 꼭 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다짐했다.
김사랑은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 중 ‘최연소’다. 한국 선수단은 1140명으로 꾸려졌는데, 그중 선수가 867명이고, 10대 선수는 71명으로 약 8.2%를 차지하고 있다. 김사랑은 그중에서도 막내다. 2011년 11월생으로 만 11세 11개월이다.
4년 전 체스에 입문한 김사랑은 현재 초등학교 6학년. 하지만 경기장에 들어가면 의젓한 ‘선수’다. 체스 진행 시간은 최소 2∼3시간이기에 초등학생에겐 쉽지 않은 긴 시간이지만, 김사랑은 뛰어난 집중력을 앞세워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지난 3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중국기원 분원에서 열린 체스 여자단체전 5라운드를 마치고 만난 김사랑은 “잘하는 선수들이랑 하면 4시간씩 하기도 한다. 대표팀 언니는 6시간을 치른 적도 있다”고 밝혔다. 김사랑은 4일 6라운드엔 결장했다.
김사랑에겐 생애 첫 아시안게임 무대가 만만치 않다. 다양한 국적의 언니, 아주머니와 경쟁하는 데다가 세계적인 강자도 즐비하기 때문이다. 김사랑은 개인전에서 3.5점(3승 1무 5패)으로 30명 중 25위에 자리했고, 한국은 여자 단체전에선 4일까지 최하위인 12위다. 김사랑은 “대회 때마다 아빠가 끓여주시던 소고기무국도 못 먹고, 매일 엄마가 입혀주시던 빨간 바지도 못 입어서 아쉬웠다”며 “그래도 타격을 받으면 안 되기에 신경을 안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사랑은 그래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아시안게임을 즐기고 있기에 아쉬움보다 만족감이 크다. 김사랑은 “아시안게임엔 잘하는 분들만 출전하는 거라서 1승도 못 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성적이 잘 나왔다. 단체전에선 다 졌지만 개인전에선 3승 1무(5패)를 챙겼다”며 “대표팀 언니들은 원래 대회 때만 마주치다가 이번에 아파트 같은 곳(선수촌)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더욱 친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건 밥이 맛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사랑은 자신에게 붙은 최연소 타이틀도 부담스럽게 여기지 않았다. 김사랑은 “관심을 받아서 좋았고, 덕분에 많은 사람이 체스에 신경을 써주셔서 행복했다.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메달 획득이 많이 힘들 것 같다. 그래서 다음 대회까지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 밥 먹고 체스만 연습해서 꼭 메달을 따고 싶다”고 강조했다. 체스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선 정식 종목이 아니다. 하지만 초등학생 김사랑에겐 다음 아시안게임까지 기다릴 시간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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