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 직장인 ‘갈등 해결 스킬’ 자가진단해보니… 사회적 통념과 거리

5060 ‘경청’ 항목에 8점 이상
2030 ‘업무솔루션’에 후한점수
모든 항목서 男이 女보다 높아

40代, 상대적으로 위축된 평가


중앙노동위원회가 직장 내 ‘갈등 해결 스킬’과 관련해 실시한 조사에서 50대 이상 직장인들은 “남의 말을 잘 들어준다”고 인식했으며, 2030세대 상당수는 “책임을 묻기보다 해결책을 찾는 데 우선한다”고 답했다. 자가진단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 중장년층은 경청보다는 부하들에게 일방적인 지시나 자기 생각을 늘어놓는 ‘라떼형’ 상사라는 세간의 인식과 다른 자평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30대 젊은층의 경우에도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는 일반 인식과는 다른 평가를 스스로에게 매겼다.

6일 중노위가 국민 1269명을 대상으로 ‘협상 스킬’과 관련해 조사한 결과, 50·60대 직장인은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편’이란 자가진단 항목(10점 만점)에 평균 8.1, 8.5점을 매겼다. 해당 항목에 2030세대는 7.5점, 40대 직장인은 7.2점을 줬다. 2030세대는 ‘업무 솔루션’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내렸는데, ‘책임을 따지기보다 해법에 관심이 많은 편’이란 항목에 7.8점을 부여했다. 해당 조사를 담당한 관계자는 “자가진단으로 진행된 평가인 만큼 실제 주변의 평가는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선 노동 현장에서 중재 역할을 맡는 중노위가 일반 국민을 상대로 직장 내 갈등 상황과 관련한 인식 조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노위는 직장 내 갈등 해결 스킬과 관련해 10개 항목을 조사했는데, 모든 항목에서 남성 직장인의 자가진단 평가가 여성 직장인에 비해 높았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성공 지향적’인 의식이 강해 점수가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며 “50대의 경우 자신의 ‘소통 능력’을 과도하게 평가한 부분도 있지만, 직장에서 오래 생존하면서 상사와 부하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경우도 많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40대 직장인은 스스로에게 박한 평가를 내리는 등 불안감도 엿보였다. ‘선입견이 많은 편(높은 점수일수록 긍정 평가)’이란 항목에서 40대는 5.8점으로 선입견이 많다고 평가해 2030세대(6.3점)와 50대(7.0점)와 비교됐다. ‘업무 솔루션’ 부문에서도 20대에 비해 낮은 7.6점이었다. 임 교수는 “40대는 젊은층의 도전과 선배들의 권위에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정철순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