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항저우 피플 - 동 수확한 주짓수 주성현
“대부분 생업 이어가며 운동
2위 선수 출전포기로 기회
대회전 부상으로 많이 긴장
이 악물고 마지막 경기 임해”
항저우=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처음엔 훈련파트너였습니다. 아시안게임 출전 욕심도 없었습니다.”
주성현(23·대한주짓수회)이 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린푸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주짓수 남자 69㎏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몽골의 투브덴타르바 초이잼츠를 제압, 한국 주짓수대표팀에 1호 메달을 안겼다. 주성현은 특히 생애 첫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기쁨을 누렸다.
그런데 주성현은 불과 2개월 전까지 아시안게임 메달은커녕 출전도 기대하지 않았다. 애초 아시안게임 대표 자격이 없었다. 대표 선발 내부 평가전에서 3위에 자리했기 때문이다. 평가전 1위가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고, 2위는 훈련파트너가 되는 방식. 하지만 국가대표와 훈련파트너는 지난 6월 진천선수촌에 입촌해야 했고, 실업팀이 없는 주짓수 선수들은 생업을 중단해야 했다. 그래서 기존의 2위 선수가 권리를 포기, 주성현에게 훈련파트너 기회가 주어졌다.
주성현은 “훈련파트너는 아시안게임 출전 여부를 알 수가 없었다. 진천선수촌에 입촌, 훈련하는 게 전부였다”며 “주짓수 종목이 선수촌에 들어가는 게 처음이었는데, 뜻깊은 선수촌 생활을 하고 싶어서 훈련파트너가 됐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없을 것 같았고, 욕심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항저우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지난 8월 주짓수 종목 출전권 배정을 확정, 주성현은 선수촌 생활 3개월째에 기대하지도 않았던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하게 됐다. 주성현은 “그저 열심히 훈련했을 뿐인데, 출전 자격을 얻고 좋은 결과까지 얻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메달 획득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다. 4강전에서 늑골을 다치는 바람에 경기 종료 17초를 남기고 서브미션(관절기·조르기)을 당해 탭(기권)을 쳤다. 주성현은 “한 달 전쯤에 갈비뼈를 다쳤었는데, 상대에게 앵클락(발목 관절기)을 시도하다가 같은 부위에서 ‘빠지직’ 소리가 나고 심한 통증과 함께 힘이 빠져 백(등)을 잡혔다”며 “몸 관리를 잘했다면 더 좋은 성적이 나왔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슬프다”고 밝혔다.
그래도 이를 악물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적극적으로 공격, 다리로 상대의 경동맥을 조르는 트라이앵글 초크를 잇달아 시도해 경기를 주도했다. 또한 막판엔 점수와 어드밴티지의 우위를 앞세운 영리한 플레이로 안정적인 승리를 따냈다. 주성현은 “빨리 끝내고 싶었지만 상대가 생각보다 잘 버텼다”며 “너무 힘들면 서브미션을 당할 수 있기에 스윕(뒤집기)을 내주고 가드로 전환해 버틴다는 생각이었는데, 적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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