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도 파젠테 인스타그램 캡처
페르난도 파젠테 인스타그램 캡처


필리핀에서 ‘드래그 퀸(여장 남성)’으로 유명한 남성이 공연 중 예수 그리스도 모습을 연출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BBC에 따르면 아마데우스 페르난도 파젠테(33)로 알려진 드래그 퀸은 지난 7월(현지시간) 출연한 쇼에서 화려한 모습의 예수 그리스도로 분장하고 록 버전의 ‘주기도문’을 춤을 췄다. 논란이 된 동영상 속 파젠테는 수염을 기른 모습으로, 예수 그리스도 복장을 한 채 타갈로그어로 록 버전의 주기도문을 외웠다.

해당 영상은 온라인상에 일파만파 퍼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전체 인구의 80%가 넘는 6000만여 명이 가톨릭 신자인 필리핀 대중들은 ‘신성모독’이라면서 강하게 비난했다. 일부 지방 정부에서는 그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기피 인물)’로 선언하기도 했다.

기독교 단체들은 파젠테가 파티에서 신성을 모독하는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저속한 행위’를 했다고 고발했다. 이에 필리핀 마닐라 경찰은 4일 파젠테를 ‘부도덕한 교리, 풍기문란, 외설적 쇼’라는 혐의로 체포했다.

파젠테는 자신의 체포가 필리핀 내 “동성애 혐오 수준”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파젠테는 “나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며 “공연은 예술이고, 드래그(성별과 다르게 꾸미는 행위)는 범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에서는 동성 결혼, 이혼, 낙태 등의 문제에 대해 보수적이다. 하지만 이번 파젠테의 체포는 필리핀 사회에서 성 소수자의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쟁을 재점화시켰다고 필리핀 언론들은 보도했다.

황혜진 기자
황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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