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야구가 마침내 국제무대에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우완 에이스’를 찾았다.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눈부신 역투를 선보인 문동주(19·한화)다.
문동주는 7일 밤 중국 저장성 사오싱시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1구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항저우아시안게임 결승에서 6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속 시원한 복수극이었다. 문동주는 성인 대표팀 공식 데뷔전이었던 지난 2일 대만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했으나 4이닝 3안타 2실점을 남겼고, 한국은 0-4로 졌다.
하지만 문동주는 5일 만에 다시 만난 대만을 상대로 진가를 발휘하며 차세대 에이스임을 입증했다. 투구 내용은 압도적이었다. 시속 150㎞의 묵직한 직구를 앞세운 문동주는 이날 2회와 3회 그리고 5회를 삼자범퇴로 정리했다. 고비도 있었지만,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삼진으로 위기를 벗어났다. 1회 말 1사 3루 위기에서 상대 팀 3번 타자 린리와 4번 타자 린안거를 내야 땅볼과 삼진으로 잡아냈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2-0으로 앞선 6회. 1사 2루에서 다시 린리와 리안거를 내야 땅볼과 삼진으로 처리하며 큰 위기에서 탈출했다.
문동주는 경기 뒤 "어릴 때 아버지가 아시안게임 코치로 다녀오셨고, 그때부터 항상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그 꿈을 이루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가족들, 팬들, 야구팬들, 특히 한화 팬분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2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문동주는 입단할 때부터 한국 야구의 미래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부상 등으로 1군 데뷔 첫해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올핸 한화 에이스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 4월 1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국내 선수로는 사상 최초로 시속 160㎞의 벽을 허물었다. 당시 1회 말 1사 후 KIA 박찬호에게 던진 3구째 직구가 투구추적시스템(PTS)을 통해 160.1㎞로 측정됐다.
그리고 이번 대회를 앞두고 큰 기대를 받은 문동주는 국제무대에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광속구를 앞세워 한국 야구를 아시아 정상에 올려놓았다. 한국 야구가 고대하던 우완 에이스를 마침내 손에 넣었다.
정세영 기자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