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주가 7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시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1구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항저우아시안게임 결승에서 6회 말을 무실점으로 처리한 뒤 포효하고 있다. 뉴시스
문동주가 7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시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1구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항저우아시안게임 결승에서 6회 말을 무실점으로 처리한 뒤 포효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야구가 마침내 국제무대에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우완 에이스’를 찾았다.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눈부신 역투를 선보인 문동주(19·한화)다.

문동주는 7일 밤 중국 저장성 사오싱시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1구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항저우아시안게임 결승에서 6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속 시원한 복수극이었다. 문동주는 성인 대표팀 공식 데뷔전이었던 지난 2일 대만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했으나 4이닝 3안타 2실점을 남겼고, 한국은 0-4로 졌다.

하지만 문동주는 5일 만에 다시 만난 대만을 상대로 진가를 발휘하며 차세대 에이스임을 입증했다. 투구 내용은 압도적이었다. 시속 150㎞의 묵직한 직구를 앞세운 문동주는 이날 2회와 3회 그리고 5회를 삼자범퇴로 정리했다. 고비도 있었지만,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삼진으로 위기를 벗어났다. 1회 말 1사 3루 위기에서 상대 팀 3번 타자 린리와 4번 타자 린안거를 내야 땅볼과 삼진으로 잡아냈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2-0으로 앞선 6회. 1사 2루에서 다시 린리와 리안거를 내야 땅볼과 삼진으로 처리하며 큰 위기에서 탈출했다.

문동주는 경기 뒤 "어릴 때 아버지가 아시안게임 코치로 다녀오셨고, 그때부터 항상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그 꿈을 이루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가족들, 팬들, 야구팬들, 특히 한화 팬분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동주가 7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시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1구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항저우아시안게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문동주가 7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시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1구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항저우아시안게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문동주는 6회 리안거를 삼진으로 잡아낸 뒤 포효했다. 평소 문동주 답지 않은 행동. 문동주는 이를 두고 "위기에선 항상 점수를 주지 않겠다고 생각한다. 조별리그 대만전에선 내가 부족했던 것 같고, 오늘 경기에선 더 간절했던 것 같다"면서 "(6회에는)나도 모르게 포효가 나왔다. 난 원래 그런 스타일은 아닌데 그만큼 더 간절했다"고 설명했다.

2022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문동주는 입단할 때부터 한국 야구의 미래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부상 등으로 1군 데뷔 첫해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올핸 한화 에이스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 4월 1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국내 선수로는 사상 최초로 시속 160㎞의 벽을 허물었다. 당시 1회 말 1사 후 KIA 박찬호에게 던진 3구째 직구가 투구추적시스템(PTS)을 통해 160.1㎞로 측정됐다.

그리고 이번 대회를 앞두고 큰 기대를 받은 문동주는 국제무대에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광속구를 앞세워 한국 야구를 아시아 정상에 올려놓았다. 한국 야구가 고대하던 우완 에이스를 마침내 손에 넣었다.

정세영 기자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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