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박성훈 기자
괜찮다는 거짓말/잊었다는 거짓말.(봉순이 작 ‘탈북민의 거짓말’) 두만강 가운데 시체 한 구가 오랫동안 그 자리에 있다/중국도 북조선도 관할이 아니란다/장마비에 동해바다로 갔을 것이다….(위영금 작 ‘두만강 시간’ 상반절)
10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삼가동 시청 1층 로비에는 시와 그림이 줄지어 있었다. 비영리단체 ‘행복여정문학’이 주최한 시화전이다. 지난 8월에 이어 두 번째다. 시청 공무원이나 민원인들은 물론 지나가는 이들은 시화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하염없이 발길을 머물다 자리를 떴다. 시를 감상하던 김해진 씨는 “위 작가를 안다”며 “그녀의 글에는 우수와 절박함과 고향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의 정서가 느껴진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필자들은 북한 이탈주민이다.
필명이 ‘봉순이’인 작가는 지난 2011년 경찰청 수기 ‘내가 만난 푸른 6월’ 최우수상을 시작으로 본격 작품활동에 나섰다. 이후 단편소설 ‘지영이’(2015년 작)를 출간했다. 이후 수기 ‘고향의 봄’(2019년 작), 장편소설 ‘핵’(2020년 작), 시집 ‘삶이 나에게’(2023년 작) 등의 저서와 작품을 냈다. 위 작가는 2020년 시집 ‘두만강 시간’을 비롯해 수필 ‘밥 한번 먹자는 말에 울컥할 때가 있다’ 등을 출간했다. 그녀는 지난해 해산문학상 ‘아시아의 시선 상(償)’을 수상했다.
행사를 주최한 행복여정문학 대표인 위영금 작가는 “북한 이탈주민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은 전시를 준비했다”며 “북에 고향을 둔 실향민들도 이번 전시로 애달픈 심정이 위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