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전국 최초로 100% 조성 승강장 내부 시민 안전성 높여 미세 먼지 18%·소음 7% 저감 냉방효율 향상 연간 167억 절약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으로 인한 사고가 연평균 33.7건에 달했던 서울 지하철이 스크린도어 설치를 계기로 최근 11년간 관련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승강장의 미세먼지 농도는 18.9% 개선됐고, 소음 공해도 7.9% 줄었다. 스크린도어 설치는 1974년 도시철도 첫 개통 이후 약 50년간 지하철이 단순 이동수단에서 시민들의 생활공간으로 거듭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최근 4호선 사당역 스크린도어 재설치를 마무리하며 본격적인 ‘스크린도어 2기’에 돌입했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은 2009년 당시 전국 최초로 265개 전 역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006년 ‘서울시 맑은서울 대책회의’에서 지하철 이용자의 안전과 승강장 내 공기 질 개선을 위해 전 역사에 스크린도어 설치를 결정한 데 따른 결과다.
스크린도어 설치 후 시민들이 체감한 큰 변화 중 하나는 지하철이 더 이상 극단적 선택을 위한 장소로 여겨지지 않는 점이다.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서울 지하철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으로 인한 사고는 연평균 33.7건이었다. 당시 시민들은 지하철을 이용하며 내심 극단적 선택을 목도할 수 있다는 불안에 떨어야 했다. 스크린도어가 전 역사에 설치된 후인 2011년 2건의 관련 사고가 있었지만 시스템 보완 등이 이뤄져 이후에는 꾸준히 0건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 외 전국 도시철도에서는 현재도 5년간(2019∼2023년 현재) 연평균 6.8건의 관련 사고가 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당시 전 역사 스크린도어 설치는 ‘일상 속 재난’을 예방한 발 빠른 조치였다. 지하역사가 만남의 장소부터 쉼터, 눈·비를 피하는 대피 기능까지 하는 생활공간으로 자리하게 된 것도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영향이 크다는 평가다. 승강장 미세먼지 농도는 2006∼2009년 기준치 100㎍/㎥를 넘는 평균 106.7㎍/㎥였는데, 2010∼2017년에는 평균 86.5㎍/㎥로 개선됐다. 소음 공해도 78.3dB에서 72.1dB로 줄었다. 냉방 효율도 높아져 매년 약 167억 원의 전력비용을 줄이고 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시민의 건강권이 향상됐고 지하역사가 생활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