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선 집값 상승 흐름은 이어지고 있지만, 오름폭을 보면 늘었다 줄었다 하며 상승세가 다소 꺾인 분위기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첫 주 서울 아파트값은 0.10% 상승, 오름폭이 전주와 같았습니다. 직전 2주간은 상승폭이 축소된 바 있습니다. 거래량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하면 급증했지만 4∼8월 연속 월 3000건대에서 등락하며 4000건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5000건 이상씩 거래되던 평상시 수치에는 여전히 한참 모자랍니다. 주택거래 시장이 빙하기를 넘겼으나 아직 봄이 오진 않은 겁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다시 오르면서, 수요 위축으로 결국 가격 상승 추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관측도 제기됩니다. 지난달 25일 기준 4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기준) 상단은 9개월 만에 7%를 넘었습니다. 이에 4분기 부동산 시장에 다시 먹구름이 낄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반면 한편에서는 주택 공급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정부의 ‘9·26 대책’이 시장에 확실한 공급 시그널을 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전국에 분양된 아파트는 총 12만6345가구입니다. 10∼12월 분양 가능성이 있는 아파트 물량을 더하면 올해 총 30만5000여 가구가 분양되는데, 이는 2018년 29만9390가구 이후 5년 만에 최저치입니다. 특히 강남 지역에서는 재건축 단지들이 연내 분양 일정을 줄줄이 취소하고 있습니다. 분양 시기를 늦출수록 더 높은 분양가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또 국토교통부의 8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누적 주택 인허가 실적은 21만2757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8%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전국 주택 착공은 11만3892가구로, 1년 전보다 56.4%나 쪼그라들었습니다. 2∼3년 뒤 주택 공급량을 결정짓는 선행지표들이 극도로 부진한 실정입니다. 공급 부족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이와 같은 ‘대혼돈의 부동산 시장’에서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됩니다. 반등론이든 하락론이든 맹신은 금물입니다. 다만, 자신의 이자 상환 능력을 넘어서는 무리한 투자에 나설 시점인지는 한 번 더 생각하는 게 합리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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