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마약조직 결탁땐 범죄 확대
출국금지 시점 적절한지 살펴야


해외로 도주하는 마약 사범이 올해 급증 추세인 가운데, 상당수는 마약 조직의 최상부격인 제조·공급·유통책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이들 사범이 국내 수사망을 피해 해외에서 국내로 마약을 들여오는 등 새로운 불법에 관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찰도 이 같은 사례를 해외 다수 국가에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출국금지 조치가 피의자 도주 전에 이뤄지고 있는지, 해외 도주 경로 등을 면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13일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외로 도피한 마약 사범은 △2018년 43명 △2019년 43명 △2020년 39명 △2021년 60명 △2022년 31명에서 올해(9월까지) 61명으로 크게 늘었다. 1년도 채 안 돼 최근 5년간 연평균 수치인 43명을 훌쩍 넘긴 셈이다. 이 중 상당수는 마약 조직의 총책이나 제조·유통책인 것으로 분석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해외 도피 마약 사범의 상당수는 적색 수배가 내려진 범죄자”라고 설명했다. 해외 도피 마약 사범은 인터폴 적색·청색 수배 대상자를 포함하는데, 적색 수배가 내려진 마약사범은 주로 총책, 제조·유통책에 해당한다. 대표적으로 마약류 범죄를 저지른 뒤 필리핀으로 달아났던 마약왕 박왕열씨 는 지난해 5∼8월 텔레그램을 통해 국내에 멕시코산 필로폰 3.5㎏(시가 116억 원)을 던지기 수법 등으로 유통하다가 입건되기도 했다. 2005년 마약 성분이 들어간 불법 의약품 약 14억 원어치를 유통한 부부 마약사범도 검거 직전 해외로 도피했다가 17년 만인 지난해 중국 공안에 체포돼 국내로 송환됐다.

김희준 법무법인 LKB앤파트너스 대표변호사는 “해외로 도피하면 국내에 있을 때보다 검거하기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게다가 국내 마약 유통망을 잘 아는 상태에서 해외 마약조직과 결탁하면 마약범죄가 확대될 위험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권승현·조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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