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사 강의’13년만 완간
유홍준 명지대석좌교수 간담회


“한국미술사를 ‘히스토리’(History)가 아니라 ‘스토리 오브 코리안 아트’(Story of Korean Art)로 쓰고 싶었어요.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가 전문서인가요, 교양서인가요? 그 자체로 책입니다. 미술사가로서 그런 한국미술 통사가 되길 희망하며 완성한 겁니다.”

작가나 미술사학자가 아닌 ‘미술사가’로 스스로를 정의한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저지르고 나니 후련하다”고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17일 서울 광화문 인근 식당에서 열린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눌와·사진) 완간 기념 간담회에서다.

그는 “‘나의문화유산답사기’로 베스트셀러 작가 취급을 받았지만, 유홍준이 누구냐 묻는다면 끝까지 한국미술사를 남긴 미술사가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밝히며 13년 만에 마침표를 찍은 작업에 의미를 부여했다.

책은 유 교수가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한국미술의 흐름 전반을 정리한 통사다. 한국적 아름다움의 정수로 꼽히는 도자와 조선시대 공예를 다룬 5·6권을 동시 출간하며 완간했다. 1권을 낸 지 13년 만으로 2010년 ‘한국 고고학의 아버지’ 고 김원룡 교수가 1968년 쓴 ‘한국미술사’ 이후 40년 만에 던지는 도전장이라고 밝혔다. 한 명의 저자가 특정 시대나 분야가 아닌 일관된 시각으로 한국미술 전반을 다룬 통사를 선보인 경우는 드물다는 게 출판계의 설명이다.

공예를 풀어내며 금속·목재·종이 등 기존의 재료 중심이 아닌 왕실·규방·민속 등 제작 목적과 수요자의 시각에서 나눈 독특한 분류법을 쓴 것도 의미 있는 지점이다. 유 교수는 “공예는 기술과 예술의 결합이지만 미감을 중시한다면 사용자의 측면에서 접근하는 게 맞다”고 했다. 연구자는 물론, 일반 대중까지 한국 미술의 흐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고민의 결과물인 셈이다. 그는 서양미술처럼 당대의 경제, 사회적 맥락과 철학이 미술품에 어떻게 담겼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시대 구분에 따른 미술사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내 책을 밟고 뛰어넘는 또 다른 후배들의 한국미술 통사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승목 기자 mo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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