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서독에 광부와 간호사를 보내 차관을 받아오는 방안을 기획했던 백영훈 전 한국산업개발연구원(KID) 원장이 16일 별세했다. 93세.

1930년 전북 김제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고려대 상대, 서울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서독에서 유학했다. 귀국해 중앙대 교수로 재직하던 중 1961년 정부의 서독 경제 협력단에 통역을 담당하는 특별보좌관으로 동행했다.

고인은 유학 시절 지도교수를 통해 서독 경제차관을 만나 3000만 달러 상업 차관 약속을 이끌어 냈지만 지급을 보증해줄 서독 은행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다 유학 시절 지인인 독일 노동부 과장으로부터 “한국인 5000명을 독일 탄광에 보내줄 수 있느냐”는 말을 들었고, 이를 계기로 광부 3000명과 간호사 2000명을 보내는 대신 이들의 월급을 담보로 서독이 차관을 제공한다는 방안이 성사됐다. 박정희 대통령이 1964년 서독을 방문했을 때도 통역관으로 동행했으며 이후 박 대통령 경제고문을 맡았다. 9·10대 국회의원,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의장 등을 지냈다. 빈소는 중앙대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9일 오전 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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