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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일가 지배력 공고하지 못하다는 의미”
LT 그룹, 한미약품 등 담보 비율 높아



중견그룹 83곳의 오너 일가가 보유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받은 대출 금액이 1조5000억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를 진행한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 측은 “오너 일가 보유 주식에 대한 담보 비중이 높다는 것은 해당 기업에 대한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그만큼 공고하지 못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18일 CEO스코어가 공정자산 2조 원 이상(6월 말 기준) 중견그룹 103곳 중 상장 계열사가 1개 이상 있는 83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9월 말 현재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 대출금액(계열관계사 담보제공 제외)은 1조478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주식담보 대출금액 공시가 의무화된 2020년 12월 당시 1조1256억 원보다 31.4% 늘어난 수치다.

개별 그룹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롯데관광개발(LT)그룹(94.9%)으로 나타났다. LT그룹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 비율은 2020년 말 85.1%였으나 3년여 사이 9.8%포인트 증가했다.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의 주식담보 비율이 97.5%였고, 김 회장의 배우자인 신정희 동화면세점 대표가 100%, 자녀인 김한준 롯데관광개발 대표와 김한성 동화면세점 대표가 각각 100%, 65.7%로 집계됐다.

오너 일가가 보유 주식의 절반 이상을 담보로 제공한 그룹은 LT그룹을 비롯해 한미약품, 코스맥스비티아이, NICE, 한국콜마 등 9곳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기준 주식담보 비율 상위 10곳은 한미약품(85.9%), 코스맥스비티아이(75.7%), NICE(74.2%), 한국콜마(70.0%), 현대(66.9%), 조선내화(55.7%), 파라다이스(52.4%), 동아쏘시오(52.0%), 한일홀딩스(45.3%) 등이었다. 이중 한미약품과 조선내화, 파라다이스, 동아쏘시오 등 4곳은 2020년에는 주식담보 비율이 50% 미만이었으나 3년 새 절반을 넘겼다. 반면 2020년 주식담보 비율이 50%를 넘었던 한일홀딩스는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대출액 기준으로 보면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가 가장 많았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1678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1317억 원)이 뒤를 이었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사장(720억 원·6위)과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680억 원·7위)도 상위권에 랭크됐다.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938억 원),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894억 원) 등도 담보대출 액수가 컸고 현정은 현대 회장(524억 원)과 방시혁 하이브 의장(495억 원)도 10위권 안에 들었다.

임정환 기자
임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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