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사양 칩도 막아 패권경쟁 격화
산업부 “국내기업엔 영향 미미”
미국 상무부가 17일(현지시간) 저사양 인공지능(AI)칩에 대해서도 대중 수출을 금지하는 등 사실상 중국과의 반도체 거래를 원천 차단하고 나서면서 미·중 간 ‘칩 워(반도체 전쟁)’가 다시 한번 격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AI칩 국내 생산이 많지 않고 최근 미국으로부터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승인을 획득한 만큼 직접 타격은 받지 않을 전망이지만, 업계는 첨단기술을 둘러싼 미·중 갈등 장기화로 시장 전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8일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미국의 수출통제 강화 조치가 우리 업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첨단 AI 칩의 경우 국내 생산이 미미하고, 소비자용 칩은 통제 면제가 가능해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반도체 장비의 경우 우리 기업들이 VEU 승인을 받아 이번 조치로 인한 영향은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이번 추가 수출통제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반도체 수출통제 기준을 피하기 위해 AI 반도체 제조기업인 엔비디아가 사양을 낮춰 중국에 계속 AI 칩을 공급하는 것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번 추가 조치로 AI 칩에 대한 ‘성능밀도’ 기준이 추가되면서 엔비디아의 저사양 AI 칩인 A800과 H800의 수출이 통제된다. 또 미국은 모기업이 중국이나 마카오, 미국의 무기 금수 대상 국가에 소재한 업체에 대해서는 소재와 상관없이 반도체 수출도 통제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의 대중 반도체 수출 추가 통제 방침 발표 이후 AI 반도체 1위 엔비디아 주가는 장중 7.8%까지 하락해 지난해 12월 이후 장중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반도체 종목 30개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PHLX)는 이날 약 730억 달러(약 98조8000억 원)의 시장 가치가 날아갔다.
박수진·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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