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서울 성북구 한 소아청소년과에 시민들이 자녀의 진료를 위해 접수 창구에 줄지어 서 있다. 작은 사진은 소아 진료를 받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기다려서 뽑은 대기 번호표.  문호남 기자
18일 오전 서울 성북구 한 소아청소년과에 시민들이 자녀의 진료를 위해 접수 창구에 줄지어 서 있다. 작은 사진은 소아 진료를 받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기다려서 뽑은 대기 번호표. 문호남 기자


■ 의대 정원 1000명 확대 추진

의사양성 10년이상 걸리는데
‘소폭 증원으론 역부족’ 분석
복지부 보고 대폭 수정 요구

의사단체 “일방소통 강력투쟁”
정부는 “의협 등과 대화 계속”




정부가 당초 300∼500명 선의 단계적 의대 정원 증원 방안을 보고했지만, 대통령실에서 대폭 증원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를 위한 정책도 대폭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의대 정원 증원 규모가 두 배가량으로 커지면서 교육 시설과 인력 배치 등의 인프라 방안도 재설계하고, 대외적으로는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사단체와 협의도 병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일단 의사 수 확대를 기대하는 대다수의 국민 여론을 중심으로 의료계를 설득한다는 입장이다.

18일 정부 안팎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의사 인력 수급 추계 전문가 의견을 취합해 300∼500명 선의 단계적인 ‘의대 정원 확대 방안’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는데, 대통령은 이보다 더 큰 폭의 인상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의사 인력 양성이 10년 이상 걸리는데, 2035년이면 의사 수가 1만∼2만 명 부족할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0년 동안 최소 의사 1만 명을 추가 확보하기 위해선 현재 3058명의 의대 정원을 1000명씩 늘려서 10년 동안 4058명으로 선발해야 가능한 점이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통령의 강한 의지로 인해 단계적 증원 방안을 설계해 보고했던 복지부는 증원 방안을 다시 설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늘어난 의대생들의 실습 시설 및 강의 인력 확보 등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병원 규모는 크지만 의사 인력이 부족했던 지방 국립대병원 등을 중심으로 인프라 확대 방안을 모색하는 방안 등이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는 의협 등과의 협의도 지속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의대 정원 확대를 기본 입장으로 하고 있으며, 이에 반대하는 의사 단체들과의 대화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전문위원회에 참석해 “정부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소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 등 현실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의사 수 증원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의사 단체들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전면 반기를 들고 있다. 특히 반대 중심에 선 의협은 내년 3월 신임 회장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 간에 선명성 경쟁까지 벌어지며 강경 투쟁을 이끄는 분위기다.

전날 의협 주관으로 열린 ‘의대정원 확대 대응을 위한 긴급 의료계 대표자 회의’에서 이필수 의협 회장은 “정부가 의료계와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를 강행한다면 14만 의사들과 2만 의대생들은 3년 전보다 더욱 강력한 투쟁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며 총파업을 예고했다. 2024년 3월 의사협회 회장 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의식한 강경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회장 선거 출마가 예상되는 이들을 중심으로 강경 입장이 굳혀질 경우 향후 ‘총파업’ 수순으로 들어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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