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사양 AI칩도 중국에 수출금지

수출통제 피한 저성능도 봉쇄
마카오 소재한 업체까지 규제

중국에 재수출 우려 있는 국가
40여곳 대상 수출허가제 확대




미국 상무부가 17일(현지시간)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대상에 저사양 인공지능(AI)칩까지 포함하고 나선 것은 반도체칩·장비의 중국 유입을 완전히 막아 중국의 ‘기술굴기’를 전면 봉쇄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우리 업계는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승인 획득으로 미 반도체 장비의 중국 공장 반입에 대한 무기한 제재 유예 조치를 받아둔 데 따라 조치가 미칠 제한적 영향에 안도하면서도 미·중 기술전쟁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 정부가 17일 발표한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추가 조치는 지난해 10월 첫 조치 때 규정한 것보다 사양이 낮은 AI칩에 대해서도 중국으로의 수출을 금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AI 반도체 제조기업인 엔비디아가 미 정부의 수출통제 후 규제에 걸리지 않도록 사양을 변경해 중국용 제품을 내놓은 것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상무부는 새 규칙에서 AI칩에 대한 ‘성능밀도’ 기준을 추가했는데,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저사양 AI칩인 A800과 H800의 수출이 통제된다. 이 칩은 엔비디아가 대중 수출 통제를 피하기 위해 기존 A100칩보다 성능을 낮춘 것이다. 엔비디아가 직격탄을 맞긴 했지만 CNBC 등 미국 매체들은 이번 조치가 인텔과 AMD 등의 칩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조치에는 우회수출 방지를 위해 모기업이 중국이나 마카오, 미국의 무기금수 대상 국가에 소재한 업체는 소재와 상관없이 반도체 수출을 통제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상무부는 미국의 무기금수 국가에 반도체 장비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라이선스를 받도록 하고, 중국 외 40여 개 안보우려국 대상으로 허가제를 확대했다. 또 반도체 장비는 식각·노광·증착·세정 장비를 추가로 반영하고 중국 외 21개 우려국을 대상으로 허가제를 넓혔다. 미국 우려거래자 목록에 중국 첨단 칩 관련 13개 사도 추가했다.

업계와 정부는 일단 이번 조치가 반도체 업계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의 주력 제품이 메모리반도체인 데다, AI칩을 생산하지 않고 있어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이런 조치들이 이어지면 시장 전체가 다소 위축될 우려는 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도 “이번 조치를 보다 면밀히 분석하고, 미 측과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 및 수출통제 관련 협력을 긴밀히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수진·이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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