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고차 시장 진출 초읽기

출고기간 5년·주행 10만㎞ 이내
자사 브랜드 ‘인증중고차’ 판매
정보 비대칭 해소‘시장 선순환’
AI기술 활용 합리적 가격 제시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중소·영세 사업자의 전유물로 간주됐던 중고차 시장은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대표적인 ‘레몬마켓’(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에 저품질 재화만 거래되는 시장)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대기업이 투명성을 앞세워 인증 중고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가격, 성능 등의 신뢰를 회복해 중고차 시장 전체의 규모가 커지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지 추이가 주목된다.

1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19일 경남 양산 ‘양산 인증중고차 센터’, 기아는 25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 아일랜드에서 각각 인증 중고차 론칭 행사를 연다. 앞서 현대차·기아는 지난 2019년 중고차 매매업의 생계형 업종 해제 이후 인증 중고차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중고차 업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면서 진출 시기가 차일피일 미뤄졌다. 결국, 현대차·기아는 중고차 업계와 일정 기간 시장 점유율을 제한하는 상생협력 방안 등을 마련하며 합의점을 찾았고 2020년 중고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지 3년 만에 첫발을 내딛게 됐다.

현대차와 기아는 행사 이후 각각 24일과 이달 말부터 자사 브랜드 중고차를 대상으로 중고차 인증 판매를 본격 개시한다. 인증 중고차란 출고 기간 5년, 주행거리 10만㎞ 이내의 자사 브랜드 중고차 중 품질테스트를 통과한 제품이다. 현대차·기아는 200여 가지의 품질테스트를 거친 ‘인증 중고차’만을 선별해서 판매해 중고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가격 산정 시에는 인공지능(AI) 기술도 활용해 소비자들이 이른바 ‘뽑기 운’이 아닌 합리적인 가격으로 중고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기아는 인증 중고차 온라인 플랫폼도 준비 중이며 판매 역시 100% 온라인으로 할 예정이다.

중고차를 매각하려는 고객에게는 합리적이고 신뢰성 높은 가격을 제시하기 위해 적정가격을 투명하게 산정하는 ‘내 차 시세 서비스’를 선보인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국내 전체 중고차 거래 중 약 80%의 실거래 가격을 파악해 데이터베이스화하고,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차량 이력과 성능·상태, 제원, 옵션 등의 상세 정보를 반영, 신뢰도 높은 가격을 제시해주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게 막았던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며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 회사 이름을 걸고 사업하기 때문에 유통 중고차의 품질 자체가 올라갈 수밖에 없고 허위 매물이나, 성능 점검 미고지 상품 등 부작용으로 꼽혔던 폐해도 줄어 시장 전반의 질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장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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