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주민들, 구치소 설치 두고 갈등…2019년 주민투표로 설치 결정
한동훈 "자신들의 터전 내준 한센인 분들께도 깊은 존경"
2011년 지역 주민들의 유치 건의 이후 주민 간 대립·투표 등을 우여곡절을 겪었던 거창구치소가 사업 시작 12년 만에 공식적으로 문을 열었다. 기피시설로 인식돼 주민들의 반대가 심한 교정시설 설립을 두고 주민투표를 통해 개청된 첫 사례로 법조계에서는 ‘기피시설 유치 모범사례’란 평가가 나온다.
법무부는 지난 18일 거창구치소 개청식을 열었다. 개청식엔 한동훈 법무부 장관, 최만림 경상남도 행정부지사, 김성훈 창원지검장 등 유관 기관장과 지역주민이 참석 했다. 거창구치소는 개청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거창구치소가 문을 연 부지는 과거 한센인들의 집단 거주지였고, 인근에 양계장·양돈장이 함께 있어 악취가 심했다. 한세인들은 악취를 해결하고 생활 환경을 정비하기 위해 지난 2011년 법무부에 자발적으로 구치소 유치를 요청했고 자신들의 거주지를 옮겼다.
그러나 거창 주민은 구치소 유치에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으로 갈려 극심한 갈등이 벌어졌다. 결국 2018년 주민 측과 법무부·거창군·거창군 의회가 함께 머리를 맞댄 ‘5자 협의체’에서 주민투표에 부치기로 결정했다. 주민투표는 2019년 10월 16일 이뤄졌고 64.7%의 찬성으로 사업 추진이 결정됐다. 이후 구치소 유치에 반대했던 주민들도 결과를 모두 인정하고, 일부는 180여 명으로 구성된 구치소 민간 교정위원회에도 참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청을 도왔다.
한 장관도 전날 개청식에서 거창 지역 주민들의 해법을 축하하며 한세인들에게 깊은 감사를 보냈다. 한 장관은 "개청이 특별히 감동적인 이유는 거창 주민들께서 민주주의 가치를 보여주셨다는 점 때문이다"며 "문제 해결 수단으로서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민주적 절차에 대한 신뢰, 결과에 대한 존중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9년 민주적 절차인 주민투표를 통해 거창구치소 개청 결론을 이끌어 냈고 반대하던 분들도 절차를 신뢰하고 결과를 존중했다"고 강조했다. 또 "십여 년 전 지금 이 자리에는 한센인 분들의 정착촌이 있었다. 바로 그곳의 주민들께서, 한 분도 빠짐없이 지역사회를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내주시고 이전해 주시기로 하면서 거창구치소 개청 사업이라는 긴 여정이 시작됐다.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고 말했다.
염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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