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처 "강제수사절차 관련 각계에서 문제점 지적"
김명수, 압수수색 사전심리제 추진하다 반대 부딪히기도
대법원이 체포·구속 및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 절차에 대한 실효적 통제 방안 마련에 나선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강제수사 절차 및 범위에 대한 비판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지난 17일 나라장터에 ‘강제수사절차에서의 적정한 기본권 보장 방안에 대한 연구’ 용역 제안 공고를 냈다. 법원행정처는 제안서에서 "강제수사에 관하여는 헌법에 영장주의가 규정되어 있고 형사소송법을 통해 그 제도가 구체화돼 있기는 하다"면서도 "그것만으로는 개인의 기본권 보장이 모든 국면에서 적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예를 들어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의 경우 적법하게 영장이 발부되었음에도 그 집행 과정에서 시민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및 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이 과도하게 침해되는 사례에 대한 문제의식이 늘어가고 있다"면서 "구속영장 실무 및 압수·수색영장 실무 등 강제수사 절차에 관하여 각계에서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는데, 폭넓은 비교법적 연구가 이루어지지는 못한 측면이 있다"고 적시했다.
법원행정처의 이번 연구 용역은 최근 수사기관과 압수수색 영장 발부 절차 및 범위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앞서 김명수 전 대법원장은 지난 2월 압수수색 시 사건관계자가 참여하는 사전심리제를 도입하고 전자기기를 압수수색할 때 키워드를 구체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형사소송규칙 개정안을 추진했다가 수사기관의 큰 반발에 부딪혀 사실상 개정안 통과를 시키지 못한 채 퇴임한 바 있다. 당시 수사기관은 범죄 용어를 주로 은어로 사용하고 파일을 감춰 폭넓은 범위에서 전자기기 압수수색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법원과 각을 세웠다. 법원은 이번 연구 용역을 통해 압수수색 범위 제한의 필요성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국정감사에서도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기각을 두고 영장 제도의 문제점을 꼬집은 만큼 구체적인 연구 결과를 통해 강제수사에 대한 법원의 입장을 재정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감에선 "법원과 검찰의 구속 고려 요건에 차이가 있다"거나 "영장 발부를 판사 1인의 판단으로 결정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비판이 일었다. 다만, 연구 용역 결과가 나온다 하더라도 대법원장 공백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이상 이를 실무에 반영할 때까진 상당한 기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김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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