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성·허종식·이성만·김영호·민병덕·이용빈·윤재갑·김남국·김승남·서삼석 등 거론 언급된 의원 “이정근, 검찰 회유에 넘어간 듯”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관련 재판에서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현직 의원 9명의 이름을 언급했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부장 김정곤 김미경 허경무) 심리로 열린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과 윤관석 무소속 의원,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용수 씨의 재판에서 이 전 부총장은 돈봉투 살포에 관여하거나 건네받은 것으로 의심받는 현직 의원들의 실명을 거론했다.
이 전 부총장은 경선 전인 2021년 4월 26일 열린 송영길 캠프 기획회의에서 윤 의원이 금품 살포를 거론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윤 의원은 “경쟁 후보 진영에서 의원들에게 금품을 살포하고 있는데 우리도 줘야 하는 거 아니냐”는 취지로 말했고, 이에 임종성·허종식 의원이 맞장구를 쳤다고 했다.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이 임종성·이성만·허종식·김영호·민병덕 의원에게 회의 참석을 요청한 문자 메시지도 공개했다.
이 전 부총장은 이튿날인 27일 박 전 보좌관으로부터 돈봉투 10개를 건네받아 윤 의원에게 건넸다고도 했다. 검찰이 돈봉투 전달 직후인 28일 윤 의원이 이 전 부총장에게 전화해 “인천 둘 하고 종성이는 안 주려고 했는데 3개 빼앗겼어”라고 말하는 녹취록 내용을 공개하며 “여기서 ‘인천 둘’은 이성만·허종식 의원, ‘종성이’는 임종성 의원이 맞느냐”고 질문하자 그는 “네”라고 답했다. 이어 녹취록에서 윤 의원이 “다 정리해버렸는데 (돈봉투가) 모자라”라고 말한 부분을 두고, 검찰이 ‘돈봉투 모두 의원에게 나눠줬음에도 불구하고 돈을 줘야 할 의원이 있으며, 이들이 이용빈·윤재갑·김남국·김승남 의원들에게도 돈을 주는 게 맞다는 의미냐’고 묻자 이 전 부총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 전 부총장은 또 이성만 의원이 조택상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과 함께 구해 온 1000만 원을 50만 원씩 소분했고, 강 전 위원이 2021년 3월30일 이를 지역본부장들에게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서삼석 의원이 “고생하니까 보좌관들 밥이나 먹게 하라”고 해서 자신에게 준 200만 원을 박 씨에게 전달됐다고도 말했다.
강 전 위원, 윤 의원, 박 전 보좌관은 액수가 다소 차이가 있지만 돈봉투를 주고받은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용처에 대한 언급은 피하고 있었다. 이름이 언급된 한 민주당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이 전 부총장이 돈을 직접 준 것을 본 건 아니지 않느냐”며 “검찰에 회유된 게 아닌가 한다”고 답했다.
공개된 법정에서 돈봉투 수수 관련 의원들의 이름이 나오면서 검찰 수사에 속도가 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