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가 25일 향하고 있다. 뉴시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가 25일 향하고 있다. 뉴시스


20대 대선에서 허위사실 유포
"민주주의 본질 훼손 중대 범죄"



자신이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양자라고 주장한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허 대표는 지난해 열린 20대 대통령선거 기간에 이같이 주장한 바 있다. 재판부는 "대의민주주의의 본질을 훼손시키는 중대한 범죄"라고 밝혔다.

의정부지법 제13형사부(박주영 부장판사)는 25일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허경영 대표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범행은 선거의 공정성을 보장한다는 공직선거법의 입법 취지를 몰각시켰고 선거를 혼탁하게 했다"며 "피고인이 판결 이후에도 허위 사실을 우리 사회 공동체에 유포하거나, 장차 이뤄지는 선거에서 유권자들에게 이를 공표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국가의 정책과 목적을 실현해야 할 정치의 영역에서 피고인을 배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현재 피고인의 연령과 허위 사실 공표 행위가 실제로 선거 결과에 미친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허 대표 측 경호원과 변호인, 직원 등이 재판장을 가득 채웠고, 밖에는 지지자들이 몰려 선고 결과를 기다렸다. 이들은 집행유예 선고가 내려지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앞서 검찰은 지난달 20일 결심 공판에서 "종전에도 처벌받은 사안임에도 다시 동일한 범행을 반복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며 징역 2년을 구형했다.

한편 허 대표는 20대 대통령 선거 기간에 "나는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양자"라는 발언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책보좌역 등 비선 역할을 했다"는 등의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4월 허 대표의 발언을 허위 사실로 판단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임정환 기자
임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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