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등서 5000여마리 남하
농경지 근처 낟알 먹이 많고
뱀·수리부엉이 등 천적 적어
겨울철 수만마리 군무 기대

시, 내달4~5일‘버드페스티벌’


울산=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

울산 태화강 대숲에 ‘겨울 진객’ 떼까마귀(사진)가 본격 귀환했다. 다음 달쯤에는 수만 마리의 떼까마귀가 태화강 상공에서 화려한 군무를 수놓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산업도시 울산의 생태 복원을 알리는 상징물이라며 떼까마귀를 생태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려는 울산시도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27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올해 들어 처음으로 남구 태화강 인근 삼호대숲(12만5000㎡)에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떼까마귀는 이날 현재까지 5000여 마리로 늘어났다. 몽골과 시베리아 지역에 서식하는 떼까마귀가 먹이를 찾아 이곳으로 남하한 것이다.

떼까마귀가 태화강에 모습을 처음 나타낸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철새정보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초창기 1200여 마리에 이르던 떼까마귀는 지난 2020년 11만여 마리까지 늘어났다. 이후 조금씩 줄어 지난해는 7만여 마리가 이곳에서 겨울을 지냈다. 떼까마귀는 왜 하필 울산에 둥지를 틀었을까. 삼호대숲이 수만 마리 까마귀를 수용할 규모가 되는 데다 천적인 뱀·황조롱이·수리부엉이 등이 적기 때문이다. 더욱이 바로 옆에 태화강이 있고 외곽 지역에 농경지가 발달해 낟알, 해충 등 먹이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점도 떼까마귀가 즐겨 찾는 이유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실제 떼까마귀들은 해 뜨기 전 삼호대숲에서 나와 울산 외곽 지역과 경북 경주·영천, 경남 밀양·양산·김해까지 15㎞ 넘게 날아가 논에서 해충과 떨어진 낟알 등을 먹는다. 매일 아침저녁 시간 둥지로 떠날 때나 돌아올 때는 1시간여 동안 화려한 군무를 펼치며 태화강 상공을 검게 물들인다. 군무는 포식자로부터 스스로를 지켜 살아남기 위한 행동으로 알려졌다. 울산시와 남구는 흉조로 알려졌던 떼까마귀가 실제로는 농지에서 해충을 먹어 농사에 이로움을 주는 길조일 뿐 아니라 생태도시로 각인시켜 주는 귀중한 자원이라며 반기고 있다. 떼까마귀가 본격적으로 돌아오는 다음 달 4∼5일 ‘버드페스티벌’을 개최, 떼까마귀 탐조·삼호대숲 관람 등의 행사를 벌일 예정이다. 떼까마귀가 잘 보이는 태화동에서는 11∼12월 자연환경해설사를 통한 떼까마귀 군무 탐조객들에게 해설 행사도 곁들인다. 지난 18일에는 어린이 철새탐조단이 떼까마귀가 도착한 삼호대숲 일대에서 정화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태화강을 찾는 까마귀가 줄어들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성수 전 울산철새홍보관 관장은 “기후변화로 인해 울산을 찾는 떼까마귀의 개체 수가 조금씩 줄고 있다”며 “떼까마귀 서식지 보호 차원에서라도 먹이 제공 등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곽시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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