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솔직하게 말하고 행동하면서 자기 관리에 철저한 것으로도 독보적인 연예인이 ‘트로트 황제’ 나훈아(76)다. 자긍심 또한 두드러지는 그는 “어느 누가 말해도 나는 설 자리가 아니면 절대 안 선다”고 한다. 2018년 문재인 정부가 구성한 ‘평양 공연단’ 참여를 거절한 것도 그런 예다. 그는 데뷔 55주년이던 지난해 전국 순회공연 첫 무대에서 “적어도 제 공연에 오신 분들은 알아야 하겠다”며 부산 토박이 사투리로 이렇게 밝혔다. “지는 노래가 전부 서정적입니더. 근데 뚱뚱한 (북한 김정은) 저거는 저거 고모부를 고사포로 쏴 직이고, 이복형을 약으로 직이고, 당 회의할 때 끔뻑끔뻑 존다고 직이뿌고, 그런 사람 앞에서 ‘이 세상에∼ 하나밖에∼둘도 없는∼’ 이기 나옵니꺼? 때리 직이도 노래가 안 나올 낀데 우째 가노. 앞에 있으면 귓방맹이를 쌔리든지 해야지.”
그는 정부에서 주겠다는 문화훈장도 사양했다. “훈장을 받으면 그 값을 해야 하지 않나. 그 무게를 못 견딘다”고 했다. 1992년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제안한 당시 여당 핵심 간부에겐 이런 말로 거절했다. “정말로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면, 나는 노래를 불러야 합니다. ‘울긴 왜 울어’를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잘 부릅니까. 마이클 잭슨이 저보다 더 잘 부른다고 생각합니까.”
본명이 최홍기로, 싱어송라이터인 그는 “우리는 꿈을 파는 사람들이다. 피나는 연습을 해야만 특별한 게 나온다”고 한다. 그가 부른 노래 2500여 곡 중 800여 곡은 직접 작사·작곡했다. 작사가 이건우는 그를 두고 “한국 최고의 작사가”라고도 했다. 가수 최백호는 “100% 동의한다. 곡마다 감탄한다. ‘홍시’ 같은 곡은 특히 절창이다. 뒤에서 가사를 써주는 사람이 있나 하고 한때 의심했다”고 했다.
수많은 나훈아 명곡 중 하나인 ‘홍시’ 한 대목은 이렇다. ‘바람 불면 감기들세라 안 먹어서 약해질세라/ 힘든 세상 뒤처질세라 사랑 땜에 아파할세라/ 그리워진다 홍시가 열리면 울 엄마가 그리워진다/ 생각만 해도 눈물이 핑 도는 울 엄마가 그리워진다’. 홍시가 감나무에서 익어가는, 그 노래를 듣고 싶어지는 계절이다. 그 노래와 짝을 이루는 명곡 ‘테스 형!’과 함께. ‘울 아버지 산소에 제비꽃이 피었다/ 들국화도 수줍어 샛노랗게 웃는다’고 하고 ‘세월은 또 왜 저래’ 하는.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