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지방자치단체와 정부는 물론 정치권도 예산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전범(典範)을 보여준다. 조직위원회는 지난 4월 1일 시작한 박람회를 31일 폐막하며, “누적 관람객이 외국인 34만 명을 포함해 980만 명으로 목표치 800만 명을 훌쩍 넘었다”고 밝혔다. 수익금은 333억 원으로 목표인 253억 원을 80억 원 초과했다. 생산유발효과도 1조5906억 원에 이르렀다.

성공 요인으로는 공동조직위원장인 노관규 순천시장이 사실상 전권(全權)을 위임받아 지휘 체계를 효율적으로 가동한 사실 등과 함께 지자체 예산 사용의 합리성도 꼽힌다. 지난해 7월 다른 시·군에서는 주민 1인당 30만 원씩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을 배포했으나, 순천시는 시민 28만 명에게 나눠줄 수 있는 840억 원을 박람회에 투입했다.

현금 살포 포퓰리즘 대신 미래에 투자한 것으로, 불평하는 시민들에겐 “그 돈을 받는다고 해서 살림이 크게 펴지지 않는다”며 설득했다. 박람회 전체 예산 2040억 원 중 국비는 7.5%에 불과하고, 62%인 1272억 원을 순천시가 떠맡을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순천을 배우자”며 박람회를 찾았던 지자체·공공기관 510곳뿐 아니라, 시민 혈세를 예산으로 쓰는 기관 모두가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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