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 책
참새와 도미노
조우영 글·그림│바람의아이들
조우영의 그림책 ‘참새와 도미노’는 2005년 11월, 네덜란드에서 일어났던 사건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당시 한 TV채널에서 ‘도미노 데이’라는 쇼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415만5476개의 도미노를 쓰러뜨리는 데 성공해 도미노 게임의 세계기록을 갈아치웠다. 도미노가 모두 쓰러지는 데에만 2시간 이상이 걸렸으며 100명이 넘는 직원과 봉사자가 오랜 시간에 걸쳐 블록을 세워 이룬 결과였다. 그런데 쇼가 진행되기 며칠 전 어떤 사건이 있었다. 도미노를 쌓아둔 전시장의 창문으로 날아든 참새가 도미노 위에 앉는 바람에 프로젝트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현장의 직원들은 도미노가 쓰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그 참새를 향해 공기총을 발사했다. 부분적으로 쓰러진 도미노를 복구한 뒤 게임은 성공했지만 참새의 비극이 알려지면서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인터넷에는 멸종위기종이었던 그 참새의 죽음을 애도하는 사이트가 열렸으며 “사람이 도미노를 쓰러뜨렸다면 총을 쏘았겠는가?”라는 항의가 이어졌다. 조우영 작가는 한때 큰 반향을 일으켰던 이 사건을 기억해 그림책으로 만들었다. 사건의 결말과 달리 이 그림책은 희망을 향한다. 지점토로 빚은 수많은 도미노는 사람들이 이 프로젝트에 몰두했던 시간을 보여준다. 수많은 참여자의 상기된 표정도 작가가 직접 만든 점토 인형에 일일이 그려 넣은 것이다. 그 열기를 가르고 참새가 등장하자 독자도 긴장한다. 그런데 그림책에서는 참새를 죽이지 않는 사랑스러운 결말을 찾아낸다. 이 책은 인간의 유희적 열의가 한 생명과 바꿀 만한 것인지 진중하게 질문한다. 작가가 오랜 기간 매만졌을 것이 틀림없는 점토 조각들이기에 책 속 장면들이 더 진지하게 다가온다. 아쉬움 하나, ‘촤르르’라는 의성어는 덜어내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다. 48쪽, 1만9800원.
김지은 서울예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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