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이스라엘군 진지 19곳 공격”
중동 정세불안 확산될 우려 커져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이 헤즈볼라에 방공 무기 지원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따른 중동지역 정세 불안이 확산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당국이 입수한 첩보를 인용해 바그너 그룹이 헤즈볼라에 방공시스템인 SA-22(일명 판치르)를 보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SA-22는 현존하는 저·중고도 방공체계 중 최고의 성능을 자랑한다. 대공 기관포와 대공 미사일을 결합한 형태로 최대 20㎞ 안에 들어오는 각종 미사일과 전투기, 드론 등을 요격할 수 있다. 미 정부의 한 관리는 WSJ에 “바그너 그룹이 SA-22를 벌써 보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바그너 그룹과 헤즈볼라 간 대화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고,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사실이라면 매우 우려스럽다”고 했다. 러시아 측은 WSJ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헤즈볼라는 연일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로켓과 대전차 미사일을 쏘면서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헤즈볼라는 이날 성명을 통해 “시온주의자(이스라엘) 군대의 19개 주둔지를 유도 미사일과 포탄 등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친이란 민병대는 헤즈볼라 지원을 위해 레바논 남부로 이동하는 등 중동지역 전역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중동지역 미군을 겨냥한 공격도 이어지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이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이라크와 시리아에 주둔하는 미군이 무장단체들로부터 총 28회 공격을 당했다고 밝혔다. 라이더 대변인은 가장 최근 공격은 지난달 31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이 2020년 주도한 ‘아브라함 협정’(이스라엘과 바레인·모로코·아랍에미리트(UAE) 간 외교 정상화)의 일원인 바레인은 이날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고 모든 경제 관계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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