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일가가 운영하는 트럼프그룹의 자산가치 조작 의혹사건 재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차남 모두 회계담당자에게 책임을 돌리며 무죄를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회계사에게 책임을 돌린 것은 물론 8월 말 재판에서는 두 아들에게 책임을 넘겨 ‘부전자전’이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2일 뉴욕타임스(NYT)·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왼쪽 사진)는 이날 뉴욕 맨해튼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은행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자산가치를 부풀린 서류 제출에 관여했다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 외부 회계법인 책임을 거론했다.
그는 “나는 회계 전문지식이 없다. 공인회계사를 고용하는 것도 그 때문”이라며 “내가 내린 모든 결정은 회계법인이 제공한 재무정보에 기초한 것”이라고 말했다. 뒤이어 증언대에 오른 차남 에릭(오른쪽) 역시 자산평가 서류를 만드는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부인했다. 그는 회계담당자에게 자산 관련 정보를 전달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자산평가 서류에 사용될 것이라는 사실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의 반대증거 제시에 대해 “트럼프그룹은 막대한 부동산을 보유한 기업”이라며 일일이 기억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회사 자산가치를 부풀려 대출받는 과정에서 자신의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서류 조작 문제에 대해 “회계사들이 작성한 것이지, 내가 만든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해 왔다. 특히 그는 8월 31일 재판에서는 두 아들을 거론하며 “나는 실제로는 전혀 연관되지 않았다”고 책임을 아들들에게 떠넘기기도 했다. 앞서 뉴욕주 검찰은 트럼프 일가가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부동산 자산가치를 축소하면서도 은행대출을 받는 과정에서는 부풀리는 방식으로 2억5000만 달러(약 3335억 원)의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