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 이란 민병대 공격 용납 못해”
미 CIA국장은 이스라엘 찾아 인질정보 공조


팔레스타인 가자시티 내 전면적 시가전이 임박하자 미국 외교수장이 팔레스타인 서안과 이라크를 예고 없이 방문하는 등 확전 차단에 총력을 쏟고 있다.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스라엘을 방문해 인질 문제와 정보 제공 강화 등을 논의했다.

5일 미 국무부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이라크를 깜짝 방문해 모하메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와 면담한 뒤 취재진에게 “우리는 이란과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민간인이든 군인이든 미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며 “이란과 연계된 민병대의 위협과 공격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날 조 바이든 대통령이 ‘가자지구의 인도적 교전 중단에 진전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것과 관련, 블링컨 장관은 “사실 우리(미국과 이스라엘)는 일시 중지의 세부적이고 실무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국 팀이 함께 모여 노력하는 데 동의했다”고 답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라크 방문에 앞서 팔레스타인 서안지구를 찾아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과 만나 가자지구 구호 확대와 기초 서비스 재건을 위한 노력을 약속했다.

존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이날 CBS에 나와 하마스가 억류한 인질 석방 협상과 관련해 “협상은 막후에서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는 상당한 규모의 인질을 석방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계속 믿고 있다”고 말했다. 번스 CIA 국장은 이날 중동 국가 순방 첫 방문지인 이스라엘에 도착해 인질 협상 문제와 함께 이스라엘 정보당국에 대한 정보 제공 강화 등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는 친이스라엘·친팔레스타인으로 두 동강 난 모습이다. 전날 스웨덴의 한 유대교 회당 앞에서는 최근 친팔레스타인 지지자들이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운 것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미국 스탠퍼드대 등 대학가에서는 무슬림과 유대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가 이어지고 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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