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언 미술평론가
오늘날 대양처럼 방대한 지식이나 정보들이 디지털화해 처리되고 있다. 그래서 한때는 종이책이 끝났다 생각했지만, 그 고유의 가치는 여전하다. 손끝에 스치는 종이 촉감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민화풍의 책가도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이돈아의 ‘To Be, Continued’. 이 작품을 대하면서 떠오르는 경구가 있다. ‘지혜는 시들지 않고 항상 빛나나니….’(지혜서 6:12) 밤하늘 샛별 같은 지혜를 책에서 구할 것을 권면하는 우리의 교양 풍속 그대로다. 뉴미디어 작가로서 다중 복합적 구성의 옴니버스 양식이 민화 책가도에서 이식된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세 편의 족자를 해체해 재구성한 것 같은 기념비적 작업이다. 자유로운 공간(하늘)으로 비상하는, 혹은 아주 ‘오래된 미래’의 우주로 도약하는 열쇠도 책에 있다고 역설한다. 길상(吉祥)의 스케일이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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