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ES 300h가 판매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렉서스코리아 제공
렉서스 ES 300h가 판매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렉서스코리아 제공


엔화 가치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
정상 환율보다 10~20% 싸지는 효과



일본 완성차 업체 토요타가 수입차 ‘빅3’에 복귀했다. 아우디와 볼보를 제친 성적이다. 올해 일본 엔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상품 경쟁력이 한층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토요타의 판매가 지금과 같은 판매 속도를 유지하면 올 연말에는 4년 만에 다시 2만 대 선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한국토요타는 올해 1~10월 렉서스와 토요타 브랜드 차량을 각각 1만1007대와 6771대 판매했다. 총 판매 대수는 1만7778대로 이미 아우디(1만5257대), 볼보(1만3771대)를 제쳤다. BMW(6만2520대)와 메르세데스-벤츠(6만963대)에 이어 수입차 빅3의 성적이다.

렉서스와 토요타 판매 대수는 지난 2018년 3만114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엔화 강세 등으로 줄곧 감소했다. 2019년(2만2852대)을 마지막으로 2만 대 이하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1만3851대에 그쳐 2014년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보였다.

그러나 올 들어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한일 관계 정상화로 불매 운동이 끝나고 ‘슈퍼 엔저(엔화 가치 하락)’ 시대가 오면서 상품 경쟁력이 올라갔다.

특히 엔저가 차량 판매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9년 100엔당 1100원이 넘던 원·엔 환율은 이날 현재 870원대로 2015년 이후 약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이경우 주로 일본 공장에서 생산돼 한국으로 들어오는 차량 가격이 정상 환율 때보다 10~20%가량 싸지는 효과가 있다.

실제 한국토요타가 가장 많이 파는 인기 모델인 렉서스 ES 300h 하이브리드 2024년형 가격은 6690만~7410만 원으로, 2019년형(5830만~6770만 원)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그동안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가격이 거의 오르지 않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저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자국 내수보다 이익률이 높은 수출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며 "렉서스 ES 300h 하이브리드는 수입차 중에서도 경쟁 모델이 거의 없어 준대형 하이브리드 세단 수요를 모두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임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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