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와 ‘피롤계’ 사용 협의중

방역 당국이 외국에서 빈대(사진)를 잡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네오니코티노이드계와 피롤계 살충제를 대체 살충제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에 출몰하고 있는 빈대가 기존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에는 내성을 보여 방제 효과가 떨어진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7일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방역 당국은 네오니코티노이드계와 피롤계 살충제를 빈대 방제를 위한 대체 살충제로 검토하고 있다. 국내에 주로 출몰하는 빈대는 반날개빈대와 일반 빈대다. 이들 모두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는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에 저항성을 보이고 있어 살충 효과가 떨어진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질병청 측은 전날 빈대 발생 현황 관련 회의에서 “외국에서는 이미 저항성 문제 때문에 다른 살충제를 사용하고 있다”며 “대체 살충제 사용 검토를 환경부와 적극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네오니코티노이드계와 피롤계는 국내에서는 파리와 모기 등에 대한 살충제로만 허용돼 있다. 하지만 최근 외국에서 피레스로이드계 대신 이들 계열 살충제를 쓰면서 빈대 방제 효과를 높인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 당국은 다른 살충제를 통해 작용기작(약물이 생체에 대해 작용하는 원리)이 새로워지면 빈대 방제에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대표적인 후진국형 해충으로 꼽혔던 빈대는 맹독성을 가진 DDT(디클로로디페닐트리클로로에탄) 등 살충제가 보급되면서 1970년대 이후 국내에선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최근 독성이 약한 살충제에 내성이 생긴 빈대가 프랑스 등 유럽에서 퍼졌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국인 관광객들과 함께 국내로 유입됐다.

최근에는 전국 각지에서 빈대가 나오면서 영화관, 기차와 지하철, 헬스장 등 일상 공간에서도 빈대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해충 방역업체에 따르면 최근 숙박업소를 중심으로 빈대 관련 민원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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