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 ‘폭언·욕설피해’ 24% 대학원 전체평균比 9%P 높아 구타 등 신체 폭력도 7% 달해 “폐쇄적 분위기 개선요구 많아”
서울대 의대, 간호대 등 의학계 대학원생들이 다른 계열보다 폭력, 차별 등 인권침해 행위를 더 많이 경험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 4명 중 1명은 교수 등으로부터 폭언이나 욕설을 들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7%는 기합·구타 등 신체적 폭력을 당했다고 밝혔다.
8일 서울대 인권센터와 사회발전연구소가 지난해 11월 22일부터 한 달간 서울대 대학원 재학생 1715명에 대한 인권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의학계 대학원생 중 언어·신체폭력을 경험한 비율이 다른 계열보다 두드러지게 높게 나타났다. 설문 대상자는 인문사회예술계가 497명(29%)으로 가장 많고, 자연계 429명(25%), 공학계 326명(19%), 전문대학원 314명(18%), 의학계 149명(9%)이 뒤를 이었다.
의학계열 4명 중 1명꼴(24.8%)로 ‘서울대 대학원 재학 중 폭언, 욕설을 들었다’고 응답해 전체 평균(15.6%)을 웃돌았다. 같은 질문에 자연계는 18.9%, 공학계 14.4%, 전문대학원 13.7%, 인문사회예술계 12.1% 등의 응답률을 보였다. 기합·구타 등 신체적 폭력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대학원생도 의학계가 7.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른 계열의 응답률은 전문대학원(2.5%), 자연계(2.3%), 공학계(2.1%), 인문사회예술계(1.8%) 등의 순이었다. 차별과 배제를 경험한 비율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서울대 대학원에 차별이 존재하는지 묻자 의학계 대학원생들은 절반인 53.1%가 ‘약간 동의한다’ 혹은 ‘매우 동의한다’고 답했다. 모든 계열 중 응답률이 절반을 넘은 건 의학계가 유일하다. 연구소는 “의학계의 경우 연구실의 폐쇄적 분위기와 수직적 위계질서에 대한 개선 요구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대학원생들의 극단 선택이 잇따르는 현실을 반영하듯 서울대 대학원생 5명 중 1명 이상(22.6%)이 극단적 선택을 고민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인문사회예술계 대학원생들이 25.8%로 가장 높았다. 자연계 25.6%, 의학계 22.8%, 전문대학원 21.0%, 공학계 15.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실제로 그런(자살) 시도나 계획을 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2.1%였다. 앞서 지난달 13일 서울대 중앙도서관 화장실에서 대학원생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는 ‘공부가 힘들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