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거부권 명분 없다” 압박
대통령실 “민주당 실체 드러나”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예상되는데도 야당이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과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한 배경에는 윤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정략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에서 거부권 행사 요청이 오면 검토를 거쳐 양곡법, 간호법에 이어 세 번째로 거부권을 행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10일 “야당의 법안 강행 처리 배경에는 윤 대통령에게 ‘불통 프레임’을 씌우기 위한 악의적 전략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윤 대통령에게 법안을 ‘연이어 거부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씌우고, 대통령실 및 정부에 정치적 부담을 안기는 한편, 야권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도 “국민에게 민주당의 실체를 보여준 장면”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현재 공식적으로는 “우선은 당과 부처에서 논의가 필요한 문제”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읽힌다. 대통령실은 국민의힘에서 거부권 행사 요청이 오면, 이를 신중히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이 법안들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 양곡법, 간호법에 이어 세 번째로(법안 기준으로는 누적 6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게 된다.

대통령실은 특히 전 세계적 경기 침체에 따라 국내 경제 상황에 ‘빨간 불이’ 들어온 가운데, 노란봉투법 통과로 산업 현장의 혼란이 커질 수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방송3법에 대해서도 대통령실에서는 “편파·왜곡 방송, 가짜 뉴스가 심각한 상황에서 반대로 가는 법안”이라는 말이 나온다.

야당은 이날도 압박 강도를 높였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명분도, 이유도 없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문재인 정부에서 민주당이 압도적인 다수 의석을 점하고 있던 때도 추진하지 않았던 위헌 요소마저 있는 법안들”이라고 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관련기사

손기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