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출범 보름여 만에 당내 통합과 희생 등을 키워드로 각종 혁신안을 쏟아내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당이 혁신위의 보폭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혁신위가 내놓은 1∼3호 혁신안과 권고 중 당 지도부가 공식으로 받아들인 건 ‘징계 취소’ 1호 혁신안뿐이어서 아직 결과물은 미미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가장 주목도가 컸던 지도부, 중진, 윤석열 대통령 측근에 대한 불출마 혹은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에는 열흘이 가깝도록 아직 당사자들의 호응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지난 3일 해당 권고를 발표한 뒤 ‘대통령을 사랑하면 험지에 나오라’ ‘대통령과 가까운 분들에게 결단을 내려달라고 설득하고 있다’ 등 압박성 메시지를 연일 발신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의 ‘침묵’에 대해 "기다려야지"라면서도 "요구를 좀 더 세게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12일 언론 인터뷰에서는 "우유 그냥 마실래, 아니면 매 맞고 우유 마실래. 말 안 듣는 사람에겐 거침없이 하겠다" "분명한 건 변하든지 죽든지, 둘 중 하나다"라며 재차 압박에 나섰다.
다만 당사자들이 결단을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들이 인 위원장의 취지를 전혀 공감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아직 ‘타이밍’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직 내년 총선이 약 5개월이나 남았고 공천의 기초 작업조차 제대로 시작하지 않은 시기라는 점에서다.
김기현 대표는 지난 9일 "모든 일에는 시기와 순서가 있다"고 했다. 그는 "요즘 언론 보도를 보니 너무 급발진하고 있는 것 같다"며 "급하게 밥을 먹으면 체하기 십상이니 잘 한번 보자"며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당 안팎에서는 김 대표가 지금이 아니더라도 ‘용단’을 내릴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른 친윤 인사들도 주변의 의견을 들으며 고심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위 역시 타이밍을 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혁신위가 불출마·수도권 출마 요구를 아직 ‘구두 권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런 상황과 기류 등을 고려해서라고 한다. 적절한 시기가 오면 지도부에 안건으로 정식 제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치개혁 내용을 담은 2호 혁신안, 총선 공천 과정에서 청년을 우대하는 3호 혁신안도 아직 지도부의 공식 의결을 거치지 않은 상태다.
임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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