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 11일 ‘천아용인’과 회동하고 있다. 이 전 대표와 허은아 의원,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 이기인 경기도의원은 11일 저녁 허 의원의 지역 사무실에 모여 창당 관련 ‘작전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3.11.12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 페이스북 캡처. DB 및 재판매 금지] photo@yna.co.kr
■ ‘정치 1번지’ 수성구 민심 르포
“유승민조차 명함 못 내미는데 신당 만들어봤자 ‘찬밥’ 될 것”
2030은 “소신있는 인물 필요”
대구=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
“신당은 무슨 신당이냐. 대구에 출마하더라도 총선 때 찍을 생각이 없다.”
문화일보가 지난 13일 오후 대구에서 만난 권모(62) 씨는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신당 창당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대구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수성구에서 30년간 떡집을 운영해 온 권 씨는 “이 전 대표는 정치를 제대로 해 보지 않은 상태에서 당 대표라는 왕관을 쓰고 나더니 나이가 있거나 정치 경험이 있는 선배들을 무시해 ‘건방지다’는 인상만 남겨서 도통 호감이 안 생긴다”고 말했다. 권 씨는 “전직 여당 대표가 현 정부와 여당을 향해 말을 함부로 하고 행동이 가벼워 정이 가질 않는다”고도 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 전 대표가 김영삼 정부 시절인 지난 1996년 열린 제15대 총선에서 충청권에 기반을 둔 범여권 정당으로 대구 지역 의석 절반 이상을 휩쓴 ‘자유민주연합(자민련)’ 모델을 언급하면서 영남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보수 정당의 뿌리인 ‘대구·경북(TK)’ 민심은 술렁이고 있었다. 대구에서 20년간 택시기사를 한 전모(70) 씨는 “세상이 변했다고 해도 ‘골수 보수’가 많은 대구에서는 같은 정당 소속 정치인을 공격하는 사람에게 절대 표를 주지 않는다”며 “영남에서 당을 새로 만들더라도 ‘찬밥’ 신세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직장인 박모(59) 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대놓고 비판한 유승민 전 의원은 대구 출신이어도 대구에 와서 명함도 못 내밀고 있는데, 윤석열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공격만 하는 이준석을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며 “영남에서 30석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는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잘라 말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총선을 앞두고 ‘단합’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직장인 김모(43) 씨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일이 있을 때마다 자기들끼리 똘똘 뭉치는데, 국민의힘은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식으로 ‘각자도생’한다”며 “너나 할 것 없이 당을 위해 헌신하는 자세를 보여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반면 일부 20∼30대 사이에서는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 시선도 있었다. 수성대 2학년생인 노경진(24) 씨는 “기득권을 잡고 있는 정치인들을 향해 소신 발언을 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학원생인 정모(여·30) 씨도 “국민의힘에 우리 또래를 대변하고 소통할 만한 청년 정치인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