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의 낡은 에스컬레이터 시설을 개선하고 혼잡 노선의 지하철·버스 편성을 늘리는 데 정부 예산이 투입될 가능성이 커졌다. 애초 지방자치단체 소관 사업들이지만, 여당이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적극적인 증액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14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40개 주요 민생사업을 대상으로 예산안 증액 및 신규 편성을 추진하기로 하고, 이 가운데 하나로 노후화된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시설 개선, 전동차와 버스 증차 방침을 밝혔다. 기본적으로는 지자체 관할 사업이기 때문에 지난 9월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는 담기지 않은 내역이다. 하지만 6월 지하철 분당선 수내역에서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가 발생하고 김포골드라인을 비롯한 수도권 지하철의 혼잡 문제가 불거진 만큼, 관할 여부를 떠나 중앙정부 예산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기존 예산안 항목인 ‘도시철도 노후시설 개선사업’ 또는 ‘도시철도 노후차량 개선 지원사업’ 등에 예산을 증액하거나 신규 사업을 편성하는 방안을 놓고 종합적인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는 이 같은 검토 결과를 별도로 발표하지는 않고 정치권의 내년 예산 국회 심의 과정에서 참고 자료로 제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등 정치권이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하더라도 필요한 예산 소요 등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는 기재부 등 정부가 담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원래 지자체 사업이지만 수도권 교통 혼잡 해소 등을 위해 정책적 목적에서 국비를 지원하자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 예산 국회 심의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검토 의사를 밝힌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 등과 관련된 중앙정부의 예산 투입 여부 등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포시 등의 서울 편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이 중앙정부 예산의 일부 투입을 희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제부처 관계자는 “집권 여당이 추진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예산 당국인 기재부도 여러 가지 기본적인 검토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4월 총선이 임박하면서 정치권의 쏟아지는 요구에 예산 당국인 기재부가 어떤 입장을 밝힐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