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용량 줄여 편법인상
정직한 판매 행위 아니다”
계란 고시가격 대안 내달 마련


정부가 생필품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실태 조사에 착수한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양을 줄인다는 뜻의 영어 ‘슈링크(shrink)’와 물가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가격은 그대로 두거나 올리면서 제품 용량을 줄이는 꼼수 인상을 의미한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17일 오전 서울 한국수출입은행에서 ‘비상경제차관회의 겸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하고 부처별 물가안정 대응책을 논의했다. 김 차관은 회의에서 “용량 축소 등을 통한 편법 인상,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많다”며 “정직한 판매 행위가 아니며 소비자 신뢰를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중요한 문제로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11월 말까지 한국소비자원을 중심으로 주요 생필품 실태 조사를 진행하고 신고센터를 신설해 관련 제보를 받도록 하겠다”며 “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알권리를 제고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이날 세부 품목별 물가대책도 내놨다. 김 차관은 “염료·생사(生絲), 식품용감자·변성전분 등은 업계 건의를 받아 인하된 관세를 내년에도 지속 적용할 계획”이라며 “계란은 산지 고시가격이 경직적인 측면이 있는 만큼, 수급 여건을 신속히 반영하도록 유도하는 동시에 공판장과 온라인 도매시장을 활용한 제도개선 방안을 12월 중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2023년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물가 상승률을 3.6%로 예상했다. 지난 10월 ‘세계경제전망’에서 제시한 3.4%보다 0.2%포인트 높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종전 2.3%에서 2.4%로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최근 고유가 상황 등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IMF는 내년 말 물가 안정 목표인 2.0%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상당 기간 고금리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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