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유현상(32)·박체빈(여·30) 부부

저(현상)와 아내는 같이 춤추다가 만나, 올해 결혼했습니다. 저희는 무용수 커플입니다. 3년 전 아내가 근무하고 있던 무용단에 제가 인턴으로 입사하며, 아내를 처음 만났습니다. 아내를 처음 보자마자 반했어요. 또 알면 알수록 아내가 밝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더 끌렸어요. 몇 개월 동안 아내를 좋아하는 티를 내고 다녔죠. 매일 일정이 끝나면 아내 집 앞까지 가서 얼굴을 보고 갔어요. 사실 그러기엔 서로의 집이 가까운 거리도 아니었죠. 당시 아내는 서울 서초구, 저는 경기 광주에 살고 있었거든요. 몇 번의 고백과 거절이 반복된 이후, 2020년 8월 저희는 연인이 됐습니다.

저희 둘 다 직업 무용수가 되는 꿈을 꾸고 있었어요. 같은 무용단에 들어가는 게 목표였죠. 마침 제주특별자치도립무용단에서 채용 공고가 났고, 아내와 함께 준비했어요. 하지만 저만 합격하고 아내는 아쉽게 탈락했어요. 같은 꿈을 꾸며 도전한 거였는데 장거리 커플이 됐죠. 아내는 그 당시 자기만 덩그러니 남겨진 기분이 들었대요. 그런 아내를 만나 위로해 주려고 매주 주말 제주에서 서울로 오갔죠. 그러다 또다시 채용 공고가 올라왔고, 아내가 다시 지원해 결국 합격했어요. 제가 합격하고 두 달 만에요. 그렇게 저희는 장거리 연애도 청산하고, 같이 제주도민이 됐습니다. 같이 춤을 추며 친해졌고, 위기를 이겨내며 단단해졌어요. 결혼을 결심한 이유죠. 부모님과 선배들에게 잘하는 모습에 ‘이 여자다’라는 확신을 처음 가졌던 것 같아요. 아내는 자기만 바라보는 제 모습에 결혼을 결심했다고 해요. 올해 결혼식을 준비하면서도, 모든 것을 아내에게 맞췄어요. 저희 부모님도 결혼식은 신부가 가장 예쁘게 보여야 한다고 해주셨어요. 식장부터 드레스까지 모두 아내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며 재미있게 준비했어요. 저와 아내는 결혼 후 두 번째 인생을 산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같이 즐겁게 춤출(살)게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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