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발사고 우려 등 성능 논란되자
행안위, 내년도 예산 85% 삭감
野 남은 13억도 감액 취지 의견
내년도 도입 계획도 불투명해져
경찰 ‘1인1총’ 계획 무산될 수도


경찰이 내년부터 3년 동안 ‘저위험 권총’(사진) 2만8000여 정을 치안 현장에 지급하기로 했지만 안전성 논란으로 ‘예산 전액 삭감’ 위기에 놓인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오발 사고 우려 등 성능 결함 문제가 불거지자 야당이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필요성을 강조해 추진돼 온 현장 경찰관의 ‘1인 1총’ 정책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하는 국회에 저위험 총기 5765정을 구매하기 위한 예산으로 86억 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지난 7일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는 관련 예산의 85%인 73억 원을 삭감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저위험 권총의 안전성 논란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비판했고, 이에 여야는 시범 도입 예산으로 13억 원(900정 상당)만 배정키로 한 것이다. 나머지 73억 원은 기존 38구경 권총을 구입하는 예산으로 변경했다. 민주당 측은 이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저위험 권총에 배정된 13억 원에 대해 삭감 취지의 의견을 밝혔지만 여당이 반발하면서 ‘심사 보류’ 결정이 난 상태다. 국회 관계자는 “보류 사안들은 여야 간사, 정부 등이 최종 합의해 결정하는데 증액될 수도 전액 삭감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경찰청은 ‘1인 1 총기’ 확보를 위해 내년부터 저위험 권총을 현장 경찰 전원에게 보급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전면 도입을 추진해왔다. 저위험 권총은 플라스틱 재질 탄환을 사용해 위력이 기존 권총의 10분의 1 수준이고 살상력도 낮다. 하지만 지난 3월 경찰청이 관련 성능 실험을 거친 이후 안전 우려에 대한 진단결과가 나왔고, 저위험 권총에 대한 실효성 문제까지 겹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경찰이 저위험 권총의 성능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15개 항목 중 4개가 기준 미달이었다. 바닥에 떨어지는 충격으로 인해 총이 발사되는 오발 사고, 부식, 총알 깨짐 현상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안전성 문제가 해소되지 않자 경찰은 올해 저위험 권총 900정을 시범 도입하기로 한 계획도 철회됐다. 경찰은 저위험 총기 예산으로 받은 13억5000만 원을 38구경 권총을 구매하는 데 쓰기로 결정했다. 실제 경찰청은 지난 15일 조달청에 저위험 권총 대신 38구경 권총 1411정을 구매하겠다는 긴급 공고를 냈다. 경찰청 관계자는 “올해까지 성능 보완을 마쳐 내년부터 저위험 총기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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