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거래가 하락 두고 엇갈린 전망

10월 잠정지수 0.45% 떨어져
거래량 3000건→2000건대로

“매물 쌓이면 집값조정 불가피”
“물량 부족에 총선후 가격 상승”


올해 9개월 연속 오른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가 10월 들어 하락세로 접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면서 단기간 내에 전고점(2021년 10월)을 뚫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의 약세장을 두고 고점 회복 전에 ‘쉬어가는 타이밍’이라는 전망과 경기 악화·고금리로 지난해 말과 같은 폭락장이 재현될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는 등 혼조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를 보면 올해 1~9월까지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는 13.42% 오른 161.4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의 기준(100) 시점은 2017년 11월로, 전 고점이었던 2021년 10월 188.9까지 오른 바 있다. 9개월 동안 서울 아파트가 10% 넘게 급등한 셈이지만 전 고점 대비 85.6% 수준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지난 10월 잠정 실거래가 지수는 0.4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량도 줄어들고 있다. 올해 4월부터 매달 3000건을 넘겼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0월 2000건대로 주저앉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11월 현재 3개월 전보다 12.9%가 증가한 7만8170건에 달한다.

횡보장 속에서 서울 아파트 시장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당분간 매도자와 매수자 간 힘겨루기가 진행되는 속에서 매물이 쌓이면 집값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약세 전환 시기를 연말 혹은 내년 초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리하게 지금 집 사기에 나서지 말고 2021년 10월 고점 대비 25~30% 떨어진 매물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내 집 마련 방안을 살피는 게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교보증권은 ‘2024년 부동산 시장전망’ 리포트에서 고금리의 장기화로 현재 가격 대비 30%, 최고점 대비 50% 수준의 추가 하방 압력을 예상했다. 정책대출이 끝나고, 시장 금리가 상승하고 있으며, 공급 증가 등이 맞물려 10월 실거래가 하락을 시작으로 2024년까지 드라마틱한 하락장이 펼쳐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반면 “현 시장이 횡보하는 이유는 신규 취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인데 내년에는 미국 금리와 우리나라 금리 모두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내년 총선 이후에는 서울 입주 물량도 거의 없어 전 고점을 뚫는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테이터랩장은 “수요자의 심리가 한번 꺾이면 동력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지만, 지난해와 같은 급락장은 아닐 것으로 본다”며 “매매시장이 지지부진해도 내년에 입주 물량이 부족하다 보니 전세가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주·김성훈 기자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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