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연속 사상 최대기록 경신
현지생산분 고려하면 2조 상회


올해로 출시 60주년을 맞은 라면 수출액이 사상 처음 1조 원을 넘어섰다. 라면 업체들이 외국 공장에서 생산해 현지에서 직접 판매하는 금액을 고려하면 올해 글로벌 수출액은 2조 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관세청 무역통계 자료를 보면 올해 1∼10월 기간의 라면 수출액은 7억8525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24.7% 증가했다. 원·달러 환율 1300원을 적용할 경우 1조208억 원이다. 라면 수출액이 1조 원을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는 7억6541만 달러였다. 이로써 라면 수출액은 2015년부터 9년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하게 됐다. 라면 업계 관계자는 “외국 공장에서 생산해 현지에서 판매하는 분량까지 반영하면 글로벌 수출액 규모는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라면 수출액을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1억7445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미국(1억700만 달러), 일본(4866만 달러), 네덜란드(4864만 달러), 말레이시아(3967만 달러), 필리핀(3090만 달러) 등 순이었다. 호주(3016만 달러), 태국(3007만 달러), 영국(2980만 달러), 대만(2813만 달러) 등도 10위 안에 들었다. 아랍에미리트(UAE) 수출액이 1224만 달러로 15위를 기록해 중동 국가 중에서는 순위가 가장 높았다. 그다음인 사우디아라비아는 899만 달러로 18위였다. 라면 수출액 수치가 1000달러 이상인 국가는 총 128개국이다.

외국에서 한국 라면이 인기를 끈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 라면이 한 끼 식사이자 비상식량으로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한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영화 기생충에는 농심의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은 ‘짜파구리’가 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에 한류 문화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K-팝과 K-뷰티 등에 이어 K-푸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김호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