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치료 국내 환자수 연 2만명
韓선 연구목적으로만 시술제한
“규제 완화해야 의료산업 성장”
“국내에서는 줄기세포 치료가 불법이다 보니 치료가 허가된 일본에 가야 합니다. 치료비만 6000만 원이 넘습니다. 저와 제 아내 숙박·항공료까지 더하니 1억 원 가까이 들었네요.”
암환자인 김모(72) 씨는 최근 암 치료용 줄기세포 주사를 맞기 위해 일본에 원정치료를 가야 했다면서 이처럼 하소연했다. 여섯 차례 맞아야 하는 줄기세포 주사 한 대 가격은 1000만 원에 달했다. 하지만 외국인 신분이다 보니 보험이 적용되지 않았다. 매번 일본을 오가면서 쓴 해외 체류 비용은 큰 부담이 됐다.
20일 의료업계에 따르면 김 씨처럼 줄기세포 치료를 받기 위해 해외 원정치료를 가는 국내 환자 수는 연간 최대 2만 명으로 추산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원정치료는 제도권 밖에서 이뤄져 공식 통계는 없으나 대략 1만~2만 명이 매년 해외로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부분 암, 근골격계, 희귀질환 환자로 주로 줄기세포 치료가 목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2015년 재생의료추진법이 시행되면서 줄기세포 치료가 의약품뿐 아니라 의료기관에서 의료 시술로도 허가돼 있다. 반면 한국은 2020년 8월 첨단재생바이오법이 시행됐으나 줄기세포 시술은 ‘중증·난치질환을 위한 임상연구 목적’으로만 제한돼 있다.
고용곤 연세사랑병원장은 “우리나라 줄기세포 치료가 불법이다 보니 수준이 낮은 해외 병원에서 치료받는 사례가 많다”며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국내 환자들”이라고 말했다. 일본 오사카 변두리 작은 병원에서 줄기세포 원정치료를 받았던 A 씨는 “의료 수준이 한국보다 훨씬 좋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정말 많은 한국인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국내는 세계적인 의료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규제만 풀린다면 원정 치료로 인한 국부 유출을 막고 오히려 해외 환자를 국내로 유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첨단재생 의료산업 시장은 연평균 22.8%의 성장세를 보이며 2032년에는 225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기대되면서 미국, 유럽, 일본 등 글로벌 주요 국가들이 관련 법안을 제정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규제를 완화해야만 연구도 활성화되고 산업도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웅 기자 topspin@munhwa.com
韓선 연구목적으로만 시술제한
“규제 완화해야 의료산업 성장”
“국내에서는 줄기세포 치료가 불법이다 보니 치료가 허가된 일본에 가야 합니다. 치료비만 6000만 원이 넘습니다. 저와 제 아내 숙박·항공료까지 더하니 1억 원 가까이 들었네요.”
암환자인 김모(72) 씨는 최근 암 치료용 줄기세포 주사를 맞기 위해 일본에 원정치료를 가야 했다면서 이처럼 하소연했다. 여섯 차례 맞아야 하는 줄기세포 주사 한 대 가격은 1000만 원에 달했다. 하지만 외국인 신분이다 보니 보험이 적용되지 않았다. 매번 일본을 오가면서 쓴 해외 체류 비용은 큰 부담이 됐다.
20일 의료업계에 따르면 김 씨처럼 줄기세포 치료를 받기 위해 해외 원정치료를 가는 국내 환자 수는 연간 최대 2만 명으로 추산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원정치료는 제도권 밖에서 이뤄져 공식 통계는 없으나 대략 1만~2만 명이 매년 해외로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부분 암, 근골격계, 희귀질환 환자로 주로 줄기세포 치료가 목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2015년 재생의료추진법이 시행되면서 줄기세포 치료가 의약품뿐 아니라 의료기관에서 의료 시술로도 허가돼 있다. 반면 한국은 2020년 8월 첨단재생바이오법이 시행됐으나 줄기세포 시술은 ‘중증·난치질환을 위한 임상연구 목적’으로만 제한돼 있다.
고용곤 연세사랑병원장은 “우리나라 줄기세포 치료가 불법이다 보니 수준이 낮은 해외 병원에서 치료받는 사례가 많다”며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국내 환자들”이라고 말했다. 일본 오사카 변두리 작은 병원에서 줄기세포 원정치료를 받았던 A 씨는 “의료 수준이 한국보다 훨씬 좋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정말 많은 한국인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국내는 세계적인 의료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규제만 풀린다면 원정 치료로 인한 국부 유출을 막고 오히려 해외 환자를 국내로 유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첨단재생 의료산업 시장은 연평균 22.8%의 성장세를 보이며 2032년에는 225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기대되면서 미국, 유럽, 일본 등 글로벌 주요 국가들이 관련 법안을 제정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규제를 완화해야만 연구도 활성화되고 산업도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웅 기자 topspi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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