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왜곡된 인식을 보여주는 일이 최근 속출해 배경과 의도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2030세대(MZ세대)를 향한 현수막 문구는, 저성장과 인구 감소 등으로 막대한 짐을 짊어져야 할 젊은층에 대한 배려는커녕 마치 무능한 세대인 양 비꼬는 내용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나랏빚을 400조 원이나 늘려 그들에게 막대한 부채를 떠넘겼다. 내년 예산안 심사에서도 윤석열 정부의 청년 지원 예산을 80%나 삭감했다. 최근 “어린놈” “민주화 교육 부족” 등 비하 발언도 잇달았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2030 새로운 민주당 캠페인’ 일환으로 티저 현수막 4개를 내걸었는데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살고 싶어’‘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혼자 살고 싶댔지 혼자 있고 싶댔나’등이다. 이런 현수막이 내걸리자마자 당내에서도 “청년 능멸 수준”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청년세대가 정치에 문외한이고, 경제 개념도 없이 돈만 밝히는 것처럼 인식되게 하는 것이다.

한준호 홍보위원장은 “업체가 내놓은 문구를 당에서 조치해 준 것뿐”이라며 해명했지만, 이것도 거짓말로 드러났다. 이재명 대표와 최고위원단 등 지도부에 보고되고, 한 위원장과 조정식 사무총장 이름으로 4개 중 2개를 각 당협에서 필수적으로 게재하라는 공문까지 공개됐기 때문이다. 업체 핑계는 책임 전가를 위한 ‘오리발’이다.

앞서 민주당은 국회 상임위 심의 과정에서 정부 예산안의 청년 예산 3000억 원 중 청년 취업 지원 관련 2382억 원을 전액 삭감했다. 청년 41만 명이 혜택을 받을 예산이 날아갔다. 반면 이 대표가 제안한 ‘3만 원 청년 패스’ 2900억 원은 새로 책정했다. 싸구려 포퓰리즘은 알아도 진정으로 청년을 위하는 정책은 뭔지 모르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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