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뉴시스.
대법원. 뉴시스.
흉기를 쥐고 있다고 착각해 강제로 손을 펴게 해 상대방을 다치게 했다면 상해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천대엽)는 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대법원은 "A 씨가 일관되게 ‘피해자가 호신용 작은 칼 같은 흉기를 꺼내는 것으로 오인하여 이를 확인하려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며, 실제로 피해자가 가지고 있었던 ‘휴대용 녹음기’와 ‘호신용 작은 칼’은 크기·길이 등 외형상 큰 차이가 없다"며 "위험한 물건을 꺼내 움켜쥐고 있었다면 생명·신체에 피해가 있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고,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의 행위는 적어도 주관적으로는 그 정당성에 대한 인식 하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기에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복싱 체육관 코치였던 A 씨는 10대 회원이었던 B 씨의 주먹을 강제로 펴 골절상을 입히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당시 B 씨는 회원 등록을 취소하는 과정에서 관장 C 씨와 말다툼과 몸싸움을 벌였고, B 씨 무언가를 꺼내려 하자 A 씨가 제지한 것이다.

1심은 "A 씨가 몸싸움 중인 C 씨를 보호하기 위해 물리력을 행사한 것은 정당방위"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신체적 차이 등을 고려하면 B 씨가 C 씨에게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적고, 주머니에서 꺼낸 물건을 흉기로 볼 만한 정황도 보이지 않는다"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김무연 기자
김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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