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는 물론 일반 국민 사이에서도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인기 연예인을 방불케 할 정도로 한 장관이 가는 곳마다 많은 사람이 몰리고,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보인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정치적 팬덤이 형성된 유일한 인사라고 할 만하다. 최근 들어 이런 현상은 더욱 고조됐다. 한 장관은 지난 17일 대구에 이어 21일 대전을 찾았고, 오는 24일엔 울산 방문이 예정돼 있다. 범죄 피해자를 위한 스마일센터와 외국인 한국어능력평가센터 방문 등 장관의 통상적 활동이었다.

문제는, 시민이나 기자와의 대화 과정에서 장관의 통상적 발언을 뛰어넘는다는 시비를 부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민의힘 정권의 장관으로서 정치적 견해를 가질 수 있지만, 고위공직자로서 엄정한 정치 중립도 지켜야 한다. 한 장관은 “고위공직자가 법카로 일제 샴푸를 사고, 소고기·초밥을 사 먹는 게 탄핵 사유가 된다”고 했다. 누가 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언급이다. 또 “일부 운동권 정치인들이 깨끗한 척하면서 ‘NHK’(광주 소재 룸살롱) 다니고 재벌 뒷돈 받을 때 저는 재벌과 사회적 강자에 대한 수사를 엄정하게 했다”며 직접 송영길 전 대표를 거명했다. “여의도 300명만 쓰는 사투리가 아니라 5000만 국민의 언어를 쓰겠다”고도 했다.

한 장관에게 많은 사람의 관심이 쏠린 것은, 엘리트 출신 젊은 장관으로서 스마트한 이미지와 명쾌한 발언 등이 많은 사람에게 울림을 줬기 때문일 것이다. 한 장관의 이런 자질은 소중한 정치적 자산이기도 하다. 그러나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야당은 탄핵소추 빌미를 조용히 노리고 있다. 지천명(知天命) 나이의 한 장관이 내년 총선에 출마할 생각이 있다면 더욱 언행을 신중히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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